◎YS도 만족 “앞으론 끼리끼리 밥먹는 일 없어야”/대표선출방식 “추후결정”… JP “총재가 선임” 단호○…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ㆍ박태준최고위원대행은 26일 하오 청와대 영빈관에서 있은 민자당 하위당직자 및 45개 원외지역구 조직책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뒤 청와대 본관으로 자리를 옮겨 4자간 본격회동을 시작.
이날 회동은 하오 3시 55분에 시작,2시간 45분만인 6시 40분께 끝나 최근 청와대회동으로선 가장 짧은 회담시간을 기록.
이날 회동의 논의내용이 주로 부동산ㆍ노사분규 등 국정현안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인지 참석자들은 지난 17일의 민자당내분과 관련한 회동때와는 달리 그다지 논란을 거치지 않은채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이 전언.
이대변인은 대표최고위원 선출문제와 관련,『일단 당대회에서 최고위원만 선출키로 양해했으며 대표최고위원 선임방식은 추후에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체에서 대표이사를 뽑는 방식과 같지 않겠느냐』고 말해 최고위원들간에 호선하는 방식 또는 총재지명방식이 될 것임을 시사.
논의가 끝난 뒤 노대통령과 두 김최고위원,박대행은 8시20분까지 만찬을 함께 하며 쌀막걸리를 마시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가벼운 화제로 환담.
이 자리에서 노대통령은 방소단 귀국 후 김영삼최고위원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소련 아르메니아산 브랜디를 가져오게 해 최고위원들에게 한잔씩 권하기도.
○…김영삼최고위원은 이날 밤 8시40분께 상도동 자택에 도착,보도진들에게 『청와대서 다 발표했을 텐데…』라며 『회동결과가 만족스러우며 모든게 잘됐다』고 밝은 표정.
김최고위원은 지난번 4ㆍ17회동때 보도진을 피했던 것과 달리 응접실에서 간단한 1문1답에도 응해 홀가분한 입장을 부각시키려는 인상이었는데 합의문에 나타난 당지도체제 대목에 대해서도 『충분히 얘기한 결과』라고 말해 이를 둘러싼 더이상의 잡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표시.
그는 또 『앞으로 끼리끼리 밥먹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는데 모두가 공감했다』며 『삼삼오오 모여도 과거파벌을 초월해야 한다』고 말해 이날 회동의 역점이 어느때보다 당의 결속방안에 두어졌음을 시사.
한편 회동결과를 놓고 김최고위원의 측근들은 합의문중 「협의」「합의」 대목에 대해 『문구야 어떻든 김최고위원이 당무를 총괄키로 한부분이 중요하며 문맥의 이면을 읽어볼 때 공천권ㆍ인사권 등에 대한 최고위원들간의 양해사항이 있음을 알 수 있지 않느냐』며 「편한」 해석.
○…김종필최고위원은 하오 8시45분께 청구동 자택에 도착,몹시 밝은 표정으로 『술한잔 갖고 오라』고 한 뒤 기자들과 1시간 가까이 환담. 김최고위원은 『오늘은 쌀막걸리도 두잔씩 마시고 차분하게 앉아서 네 사람이 똑같은 분량의 얘기를 했다』고 청와대회동 분위기를 전한 뒤 『합의문 이상도 이하도 없으니 묻지 말라』며 미리 쐐기.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당의 지도체제와 관련된 질문에는 단호한 어조로 『분명히 단일지도체제이며 서열상 일직선 형태』라고 못박은 뒤 『합당으로 총재가 세 사람이 생겼으니 최고위원제를 도입한 것이지 성격은 기존의 정당체제와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
김최고위원은 「92년 이후」에 관한 물음에 『내일의 일을 얘기하면 귀신도 웃는다』고 특유의 농담으로 응수한 뒤 『적절한 때 얘기하겠지만 총선과 지도체제문제가 92년이 되면 별로 관계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만 언급.
김최고위원은 이어 「대표최고위원은 최고위원중 한명이 된다」는 합의문의 의미에 대해 『임명하든 지명하든 위촉하든 총재가 할 것』이라고 강조.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은 자택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이날 회담의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 했다』고 화합분위기를 강조하면서 『지도체제문제는 3당합당 당시 합의사항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
3박4일간의 방일 여독탓인지 몹시 피곤한 표정으로 하오 8시 40분께 북아현동 자택에 도착한 박대행은 『지도체제문제는 세 분이 서로 「합의한 대로 합시다」고 해 쉽게 타결됐다』며 『김영삼최고위원도 전혀 이의가 없었다』고 강조.
박대행은 이에 대해 『아마 누군가가 합의대로 하지 않으려고 하니 그런 얘기가 나왔지 않겠느냐』고 덧붙여 자신의 국내 부재중 빚어진 「밀약설」 파문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
○…노대통령과 최고위원들은 회동에 앞서 본관 대식당 안락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잠시 환담.
노대통령은 『1주일전이 곡우였는데 이때가 농촌에서는 씨를 뿌리고 못자리를 할 시기』라면서 『그런데 철이 10일쯤 빨라 5월초가 돼서 활짝피는 철쭉이 벌써 만개했다』고 회동분위기를 리드.
이에대해 김영삼최고위원이 『요즘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심하게 불고 황사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자,박대행은 『일본에 가보니 그곳도 예년보다 철이 빠르고 비가 오는가 하면 바람이 많이 불더라』고 소개.
또 김종필최고위원은 『요즈음 기상대 예보는 맞는데 기상이 예보에 안맞는 것 같다』고 언급.【정광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