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4 전종목 하락 “분노 낳은 진기록”/“폭파”위협에 거래소 차량검색등 철통대비/「안정기금」 발표했던 증권업협 가장 “실색”/객장서 「소액투자자 장례식」도○…26일 개장초부터 주가가 폭락하며 투매현상마저 일어나자 각증권사 점포의 직원들과 투자자들은 『주가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느냐』며 자포자기한 모습.
증권사 직원들은 『주가지수 8백선이 무너질때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에게 매도를 자제하라는 부탁을 할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투자자들의 거친 데모에 겁이나 자리를 피해야 할 지경』이라고 한숨.
투자자들은 이날 명동ㆍ여의도는 물론 서울 변두리지역과 전국 각지에서 증권사에 몰려가 집기를 부수는등의 행동으로 당국과 업계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이들은 최근들어 「새경제팀퇴진」「정권퇴진」등 정치적 구호를 들고 나오고 있고 특히 「부동산투기」근절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
이같이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이날 럭키증권 미아지점에서는 투자자들이 객장에서 「소액투자자 장례식」을 거행,당국의 방치로 재산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개미군단의 한을 풀기도.
○“79년 파동이후 처음”
○…이날의 주가폭락으로 증권시장은 반갑지 않은 각종 신기록을 양산.
이날 증시에서는 상장돼 있는 1천2백84개 종목중 상승세를 보인것은 단 한종목도 없이 모두가 하락이거나 보합세 또는 아예 거래조차 형성되지 않는 증시사상 최악의 사태를 연출.
증시관계자들은 전장까지만 해도 상승종목이 단하나 있었는데 후장들어 그나마 하락세로 돌아서 전광판이 온통 하락을 나타내는 푸른색 일색으로 바뀌자 망연자실한 모습.
거래소의 한관계자는 지난 56년 거래소 설립이래 상승종목이 없기는 건설주파동때인 79년 10월27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로 희귀사례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또 하루하락폭 28포인트도 증시사상 최저치일 뿐만아니라 하한가 4백49개,하락종목 6백61개도 올들어 최고치였다.
○…이날의 주가폭락에 가장 당황해 하는데는 증권업협회와 재무부.
협회는 전날 당국의 비협조속에서도 고군분투,증시안정기금설치를 발표했지만 의외로 연이틀 폭락세가 이어지자 허탈한 상태를 지나 완전히 자포자기하는 모습.
재무부는 빗발치듯 걸려오는 투자자들의 항의전화에 일상업무는 손도 못댈지경이 됐고 간간이 「폭파위협」전화도 걸려오는 상태.
특히 투자자들은 『재무장관이 입만열면 자율을 외쳐대니 주가가 더하락하고 있다』고 지적,『국민주니 고주가시대니하며 증시에 뛰어들게 해놓고선 이제와서 알아서 하라는식의 말을 해도 되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하기도.
○출입자 일일이 체크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전날에 이어 계속 수수방관
투신사들은 12ㆍ12조치로 매입한 2조8천억원에 달하는 주식으로 옴쭉달싹할 형편이 못되는데다 월 이자부담금만도 2백억원달해 매수주문은 엄두도 내지못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신용ㆍ미수등 외상주식이 4조원에 달하는 데다 5월19일까지 5천억원을 자체조달,증시안정기금에 예치해야 될 형편이어서 속수무책인 상태.
기관의 관계자들은 『답답하기는 투자자보다 우리가 더심할 것』이라며 『업계가 자구노력에 나서고 있는 판인데 당국자들은 무엇하는 사람들 인지 모르겠다』고 무성의한 당국을 원망.
○…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시위가 예상될 뿐만 아니라 폭파위협전화가 계속 걸려오자 이날 하오부터 철통경비에 나서기도.
거래소 주변은 후문이 폐쇄된 것은 물론 정문도 반이상 닫아놓고 출입자 및 차량들을 모조리 검색하는등 아연 긴장된 분위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