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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입김”­“노조말살”맞서/전격파업 몰고온 현대중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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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입김”­“노조말살”맞서/전격파업 몰고온 현대중사태

입력
1990.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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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만능… KBS와 불균형” 노조/“울산노협연계 고의 과격화”회사국내 최대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들어 대기업체로는 처음으로 전면파업에 돌입,올봄 임금협상기를 맞은 각기업체들에 노사분규의 회오리를 안기게 될 것 같다.

특히 5월1일 메이데이를 앞두고 기아자동차 한국야쿠르트 등 이미 각기업체에서 노사분규가 야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터진 현대중공업분규는 그 해결여부가 올 노동운동의 향방을 가름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노사분규는 지난 2월 노조위원장 이영현씨(29)가 취임 1개월만에 구속되면서 내연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89년 봄 노사분규와 관련,구속기소된 파업지도부 부위원장 이원건씨(38)의 석방을 위해 조합원 1만여명을 동원,재판이 진행중인 부산지법으로 행진하다 업무방해혐의로 구속되고 노조수석부위원장 우기하씨(31)는 수배됐었다.

그러나 지난 20일 우씨마저 경찰이 검거,구속되는 사태가 빚어지자 분규는 표면화돼 노조측은 지난 22일 비상대의원대회를 개최,이들 구속자를 석방하지 않을 경우 23,24 양일간 태업을 거쳐 25일 파업에 돌입키로 결의했었다.

노조측은 노사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회사측이 업무방해등을 이유로 노조간부를 고소ㆍ고발,구속시켜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판단,노조의 존립자체를 위해서도 구속자석방을 관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근로자들 사이에 『KBS사태의 경우 경찰이 연행했던 1백17명 전원을 풀어 주었는데 「힘없는 우리」만 구속시키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더욱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노조측은 회사측에 우수석부위원장등 구속된 노조간부 4명에 대해 고소.고발을 취하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반응이 없자 파업을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파업이 단순한 구속자석방 요구뿐 아니라 노조측이 단체교섭을 앞두고 선제공격을 가해 협상에서의 기선을 잡고 올 임투에서 노동운동의 전반적 방향마저 제시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의 파업이 근로조건의 개선등 순수한 노동운동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울노협등 외부노동단체와 연결돼 분규를 고의적으로 과격화시키고 있다』면서 『현재 노조가 일부 강성근로자에 의해 장악돼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회사측은 노사간에 당초 예정돼 있던 단체교섭 개시일을 4월30일에서 4월24일로 앞당겨놓고 상견례를 하자마자 파업에 돌입한 것은 외부의 입김때문으로 보고 있다.

노조측도 이번 파업이 쟁의신고등 절차를 갖추지 않은 불법쟁의이며 비상대책위 의장인 노조위원장직무대리 진민복씨(31)와 부의장인 김경득씨(30)등 지도부 2명이 사의를 표하는등 내부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점이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분규가 과격화될 경우 정부가 여러차례에 걸쳐 밝혀온 바와 같이 공권력투입이 거의 명백하게 예상되고 있어 노조측의 선택폭을 좁히고 있다.

최일홍경남지사를 중심으로 한 대책반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2만근로자 가족등 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게 돼 공권력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원칙을 밝히며 설득작업에 부심하고 있으나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관계당국은 또 공권력을 투입시킬 경우 『KBS사태에는 신중을 기하면서 현대중공업만 공권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는 처사』란 여론과 함께 현분규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노조측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경우,결국 공권력에 의해 해결방안이 모색될 가능성이 높다.〈울산=박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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