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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ㆍ대권싼 「사활전」의 전초/민자당의 「밀약각서」 제2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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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ㆍ대권싼 「사활전」의 전초/민자당의 「밀약각서」 제2파문

입력
1990.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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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불리”민주계의 역공분석/각서내용떠나 존재자체 “논란”/92년후 후계구도얽혀 지난 내분보다 더 심각할듯민자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내 계파간 줄다리기의 템포가 격렬해지고 있다. 박철언정무장관 사퇴이후 잠복양상을 보이는 듯하던 당내분이 민주계측의 「당권각서」주장에 대해 민정계중진들이 「중대해당사태」로 규정,인책문제까지 들고나와 제2의 「파동」을 맞고 있는 것이다.

지도체제분쟁은 「1차파동」의 당시부터 주요 논쟁대상중의 하나였고,사태수습 이후에도 보이게,안보이게 긴장상태를 지속해왔는데 민주계측이 이를 「합의각서」논쟁으로 비화시키면서 파문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소위 합당을 공식결정한 1ㆍ22청와대회담에서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 세사람이 나누어 가졌다는 지도체제합의각서는 그 내용은 차치하고 당장 각서의 존재여부에 대한 공방을 일으키는 형편이어서 문제를 묘하게 꼬여들게 하고 있다.

특히 합의각서에 대한 민주계의 최초언급이 지난 23일 김동영총무를 통해서였고,이는 지난주말 김종필최고위원이 대표최고위원의 당무집행방식에 관한 공개적 「유권해석」을 내린 직후였다는 점에서 파문의 이면에 심상찮은 인과관계가 개재된 느낌마저 들고 있는 것이다.

김총무는 당시 3자합의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그 내용엔 깜짝 놀랄일도 있다』고 공개,당권주도를 향한 모종의 의도를 느끼게 했다. 이는 무엇보다도 김영삼최고위원과 김총무간에 오랜기간 굳어온 「특수관계」와,평소답지 않았던 김총무의 대언론언행이라는 점을 이번 파문에 대입시켜 볼 때 이번 파문진원의 가닥을 찾을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1차파동」 이후 민정계와 공화계,특히 김종필최고위원이 지도체제와 관련,눈에 띄게 잦은 언급을 해왔다는 배경이 유의돼야 한다는 지적.

이는 지난 1차파동수습과정에서 나타난 김종필최고위원의 행각에 민주계측이 갖게된 「의혹」의 시선과 관련을 맺으면서 민주계측의 고립ㆍ위기감을 고조시켰으리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따라서 김최고위원으로서는 전당대회시기를 놓칠 경우 복구불능상태의 기반약화를 우려했을 것이고,「초반강공」기세를 견지할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란 풀이가 나오고 있다.

즉 노골적으로 강화돼가는 민정ㆍ공화계의 견제기류를 심각히 받아들인 끝에 사활승부의 제2막을 열었다는 것. 이 경우 「대권집착」인상에 대한 여론의 악화는 1차파동이후 더이상 잃을 게 없다는 손익계산이 병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당장의 당헌ㆍ당규개정 문구를 둘러싼 첨예한 신경전은 대표최고위원의 2년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92년을 예비한 「원거리경쟁」으로 분석돼야 할 측면이 간과될 수 없다.

민자당의 당권향배와 관련,92년이라는 시점이 중대한 전환점이라는 점은 3당합당 당시부터 각 계파가 깊이 인식하던 대목이었다. 92년은 14대총선이 치러지는 해라는 점에서 이에 앞선 공천권의 행사부터 사활의 각축이 불보듯 뻔하다. 뒤이어 노대통령의 임기만료가 93년으로 다가올 시점이고 보면 통치권의 「레임덕」기간과도 직결되는 시기. 여기에 14대총선결과에 따른 3계파간 역학관계의 재조정까지 예상해 볼 때 이번 전당대회를 앞둔 각 계파의 노림수를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김총무가 지난 23일 「합의각서 공세」를 펴면서 『3당합당이 난국수습의 길이었음을 생각할때 김영삼최고위원 없는 민자당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 대목이나 민주계의 다른 인사가 『92년 이후의 당권조항을 이번 개정당헌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모두 이같은 가변성을 염두에 둔 「사전보장」의 의미가 담긴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민정ㆍ공화계가 5인 최고위원간의 합의제 당운영을 줄기차게 내세우는 것도 2년후 상황을 대비한 기반구축의 심산을 드러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합당 당시 정가에 널리퍼져 있던 민자당의 행로예측이 ▲합당후 첫전당대회 ▲전당대회∼92년 선거및 ▲92년 이후라는 단락으로 행해졌던 점은 최근 민자당의 잇단 잡음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라는 지적이 새삼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각서논란」으로까지 번진 당권확보 다툼은 지도체제의 「집단」과 「단일」을 둘러싼 「전당대회국면」의 경쟁이라기 보다는 92년 이후의 「미지국면」을 향한 쟁탈전이라고 봐야한다는 관측이다.

그런만큼 각서파문이 민자당에 미칠 상처는 장기적으로 불안정성을 높여갈 수 밖에 없으며 반격과 재반격의 갈등은 언제나 돌출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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