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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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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교향악단이 예루살렘을 방문 연주한데 뒤이어 이스라엘 교향악단은 소련을 방문하여 오는 26일부터 5월3일까지 사이에 다섯차례 연주회를 가진다. ◆베를린 교향악단의 예루살렘연주가 나치독일의 유태인 박해에 대한 위로의 뜻을 담은 것이었다면 소련에서 살다가 쫓겨나다시피 이주해 나온 연주자들이 끼인 이스라엘교향악단의 방소연주는 소련의 개방추세에 때맞춘 고향방문의 성격을 띠고 있다. ◆소련에서의 반유태주의는 널리 알려졌던 것처럼 소련을 떠나는 유태인은 해마다 수천,수만명에 달했고 79년의 5만여명 해외이주는 최고기록이었다. 이스라엘 교향악단의 한 단원은 『1년반전만 해도 이런 고향방문은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다』고 감격해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그들은 모스크바,레닌그라드,라트비아의 리가시등을 순회연주한다. 세상이 변한 것이다. ◆남쪽의 오빠 한필성씨가 북에 있는 어머니와 여동생 한필화씨를 만나러가려는 모양인데 어딘지 껄끄러운데가 엿보이기도 한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받은 북의 어머니 최원화씨(85)의 편지는 「고향에 돌아오면 남한으로 다시 갈생각말고 맏아들 구실하면서 함께 살자」는 것이었다. 세상의 어느 어머니가 장성한 자식더러 처자식다버리고 자기와 살자고 하겠는가. 한씨는 이 편지가 어머니의 본심이 아니라 북한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본다면서도 북한의 귀환에 대한 보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같다. ◆정부는 남북대화의 교착을 타개하기 위해 잇달아 재북가족상봉을 허가하고 있다. 특히 재미교역자 1백41명은 오는 30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 그러나 한씨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몇십년만의 모자상봉에도 북한의 「의도」는 어김없이 끼어들어오고 있다. 북한이 과연 한씨의 귀환 보장을 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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