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전부터 우울증… 신병비관인듯24일 하오 2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602 남서울와싱턴호텔1010호실에서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75)의 4남 몽우씨(45ㆍ현대알루미늄회장)가 의자에 앉은채 숨져있는 것을 호텔 청소원 이영인씨(42ㆍ여)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객실청소를 하기 위해 마스터키로 방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정씨가 숨져있었다고 말했다.
탁자위에는 정씨가 마신 5백cc짜리 진딧물구제용 농약이 3분의1가량 남아있었고 영일화학제품 20알들이 쥐약통에 18알이 들어있었다.
정씨는 목이 뒤로 젖혀지고 입가에 약이 흘러있었으며 속옷과 양말차림으로 앉은채 숨져있었는데 유서는 없었고 양복에 현금 6만원이든 지갑과 수첩이 남아있었다.
호텔측에 의하면 정씨는 지난 23일 하오 6시30분께 자신의 이름으로 혼자 투숙하면서 프런트직원에게 현금 20만원을 보관시키며 이틀간 쉬고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관련기사19면>관련기사19면>
호텔 2층의 일식집 은좌 조리사 감창수씨(35)에 의하면 정씨는 이날 하오 7시께 혼자 들러 생선회 1인분과 정종2잔,국산양주 작은병 한병을 모두 마셨다.
김씨는 정씨가 『왜 폭음을 하느냐』는 물음에 『기분좋아도 한잔 기분나빠도 한잔하는 것이 아니냐』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고 말했다.
사체를 검안한 테헤란병원 외과의사 김성규씨는 정씨가 시체로 발견되기 6시간전인 이날 상오 8시∼9시에 숨진것같다고 추정했다.
정씨의 사체는 검안을 마친뒤 현대그룹이 운영하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중앙병원으로 옮겨졌다.
정씨는 정회장의 8남1녀중 4남으로 25세때인 70년부터 현대계열사에서 근무,경일산업사장 현대건설관악공장 담당상무이사 한국포장건설 부사장등을 거쳤다.
현대그룹 명예회장실 이병규이사는 정씨가 14년전부터 우울증으로 시달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았고 수년전부터는 중앙대용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수개월전부터 상태가 심해져 이병원에 입원했었다고 말했다.
현대알루미늄 부회장인 정씨의 처남 이진호씨(47)는 23일 하오 잠시병원을 나온 정씨와 함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현대체육관에서 1시간가량 테니스를 친뒤 정씨가 잠적,행방을 모르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