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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부터 바로 세워보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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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부터 바로 세워보자(사설)

입력
1990.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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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질서 확립에는 위정자의 결연한 정책공약과 행정책임자의 확고한 실천의지가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욱 요긴하고 결정적 요소가 되는 것은 바로 법의 운영과 실무를 맡은 일선 현장공직자들의 철저한 기강과 충직한 임무수행자세다.위정자가 국민앞에서 아무리 강도높게 법과 질서의 확립을 다짐하고 행정책임자가 강력한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운영하고 집행하는 일선 현장공직자들의 기강이 흐트러지고 그들의 임무수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로는 그러한 공약과 대책이 겉돌 수밖에 없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경찰관,교도관들의 근무태만,비행,위법사례를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우리사회의 총체적인 이완,왜곡현상이 넘어선 안될 경계를 너무 깊숙이 넘어 확산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절망감이다.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서울구치소의 교도관 2명은 재소중인 마약상습혐의자에게 히로뽕을 전달했다는 제보에 따라 검찰조사를 받고 있으며 수원경찰서에서는 시민이 잡아 넘긴 강도를 자신들이 직접 체포한양 허위조서를 꾸며 표창장과 격려금을 가로챈 비행이 2건이나 발각되어 얌체경찰 11명이 징계에 회부되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서울 용산경찰서 관내서는 용감한 시민부부가 격투끝에 잡아넘긴 강도를 허술하게 조사하다 놓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경찰관이나 교도관들의 비행이나 위법행위가 전에라고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교도관의 히로뽕 반입만 해도 지난달에는 부산구치소에서도 드러났었다. 검사의 석방지휘서 위조,수사기록유출,범행사실 은폐ㆍ변조 등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밝혀진 일선 교도관과 경찰의 비위,범법,나태의 사례는 그 잦아지는 횟수에도 문제가 있지만,이런 사건을 단속하는 해당부서에서부터 이런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감각에 이르기까지에 모두 문제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세상이 다 이모양인데 그곳이라고…」하는 자포자기적인 분위기가 엿보인다면 너무 과민한 표현일까.

지금 우리주변에 어려운 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방향을 잃은 것 같은 정치에서부터 경제ㆍ치안,심지어 공해에 이르기까지,그리고 불신과 갈등과 극심한 혼란을 보이고 있는 우리사회의 도덕적 준거,이에따른 전체적인 이완현상등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양으로도 질로도 산적해 있다.

풀어야 할 일이 많을수록 작은 일부터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면 공직자에 대한 비행,탈법행위에 대한 단속의 방향도 자명해진다. 더구나 그들이 이 사회의 법을 세우는 최일선을 맡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해당자의 처벌,감독자에 대한 더 엄중한 책임추궁으로 기강을 확립해야겠다.

이 사회가 온통 난마처럼 얽힌 듯해도 공직사회가 똑바로서서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커다란 위안일 뿐 아니라 사회를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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