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여당의 잘된 부분은 취하겠다. 그러나 박정희 전두환정권때의 여당체질은 정권을 망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 체질은 닮지 않을 것이다』합당후 쌓인 여러가지 불만때문에 당무에서 손을 떼는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약2주일만에 여의도 당사에 나온 김영삼 민주당최고위원의 제1성이다.
그동안 김위원은 자신의 극적인 변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새로운 용어를 많이 구사해왔다. 「정치혁명」이니 「신사고」니 하는 용어도 썼고 「야당만 하기위해 정치를 해온게 아니었다」고 궁극적인 목표는 집권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한 변신의 이론이 얼마나 국민에게 먹혀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처럼 망하는 여당체질은 닮지 않겠다」고 한 이번 발언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돌린다.
전에 동원했던 용어들이 여당에 들어가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 나온 「여당체질」발언은 들어간 뒤의 포부와 계획을 밝히는 것이어서 국민에 대한 약속으로서도 의미가 있는것 같다.
김위원의 이발언이 상당한 비중과 의미를 갖고 솔깃하게 들리는 이유는 「여당체질」이라는 말이 여러가지 의미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여당체질이란 좋게 말하면 정권을 담당하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그래서 만사에 신중을 기해야하는 조심성을 내포하고있다. 반대와 구호만 외쳐대면 그만인 야당의 무책임성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좋지않은 인상으로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드름을 피우게 되고 오만한 태도로 국민에게 군림하려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또 과거의 정권은 군인출신에 의해 장악되었기 때문에 군사독재라는 이름이 붙여질 정도로 강권을 휘둘었고 그래서 경직성이 여당체질의 특성처럼 인식되어왔던 것이다.
이는 곧 여당체질이란것이 민주화와는 거리가 먼것으로 널리 간주되어왔다는 얘기와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과거 여당체질은 과도할 정도로 만발한 일이 있었던 야당의 당내민주주의와 대조적으로 지도자 한사람의 지시에 따라 수백만 당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으로 되어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비민주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특히 5공이후 집권당인 민정당은 무슨일이 있을때마다 체제개편을 수없이 하면서 경직성탈피와 당내민주주의 구현을 빠짐없이 부르짖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여당체질개선노력은 언제나 구호에 그치기 일쑤였고 6공에와서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게 사실이다.
김위원이 19일 「망한 독재의 여당체질은 취하지 않겠다」고 한것은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임에 틀림없다. 김위원의 이약속에 국민들이 기대를 걸어보는 것은 그 자신이 당내민주주의를 통해 성장해온 거목이기 때문에 비민주적인 여당체질을 개혁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들이 김위원에게 바라는 것은 「과거 야당의 잘된 부분은 물론 취하되 만년야당의 잘못된 체질은 과감히 버리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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