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경제등 개혁착수/국가원수 밝혀 유럽새 질서에 동참희망【빈ㆍ베오그라드 외신=종합】 라미즈ㆍ알리아 알바니아 국가원수겸 노동당(공산당)제1서기는 알바니아 사회를 민주화하고 마르크스ㆍ레닌주의적 사회주의를 강화하기위해 정치ㆍ경제적 개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알리아 제1서기는 AFP통신이 입수해 20일 보도한 지난 17일 노동당중앙위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지난 1월이후 2백66명의 국영기업및 정부기관책임자와 정부관리들이 「젊은 동지」와 비당원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정부부처와 국가기관 근무자중 3분의1정도만이 공산당원이며,국영기법과 집단농장운영요원중 82.5%가 비당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알바니아가 항상 유럽의 분단에 반대해왔으며 유럽의 새로운 협력과 안보를 향한 현재의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경제난 타개 위한 몸부림/실업률 25% 가뭄겹쳐…외자유치목적/빠른 진행 예상…“동구드라마 대단원”
(해설) 스탈린 강경 공산주의의 마지막 보루로 남아있던 동유럽의 「고도」알바니아가 마침내 개방과 개혁의 대열에 합류할 뜻을 비쳤다.
라미즈ㆍ알리아 알바니아노동당(공산당)제1서기겸 인민의회간부회장(국가원수)은 19일 당중앙위원회연설에서 미ㆍ소강대국등 서방국가들과의 관계정상화방침과 일련의 경제개혁조치를 발표함으로써 문호개방과 체제개혁에 본격 착수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간 동유럽을 휩쓴 개혁의 물결속에서도 고립ㆍ폐쇄정책으로 일관해온 알바니아가 돌연 대외적으로 개방ㆍ개혁정책을 표방하게 된 원인으로는 우선 극심한 경제난을 꼽을 수 있다.
외교적으로 고립되기 시작한 70년대 중반부터 추진해 온 자립경제정책의 실패로 알바니아는 현재 4명당 1명꼴의 높은 실업률과 생필품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가뭄이 계속돼 식량이 바닥난데다 전력의 대부분을 공급하던 수력발전소가 멈춰 경제가 파산직전에 처해 있다.
따라서 이번의 대외개방 의사표명은 경제회복을 위한 외자를 도입하려는데 그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외개방과 함께 내부적으로 취한 개혁조치의 내용은 알바니아의 장기적인 목적이 수십년간 소외돼 온 유럽사회로의 복귀에 있음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알리아는 이번 연설에서 기업의 독립채산제와 자율경영체제및 부분적인 시장가격 제도를 포함한 시장경제체제의 도입을 발표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알바니아가 동서화해 무드속에 급격히 통합되고 있는 유럽경제권의 일원이 되기위한 사전준비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주목되는 것은 알바니아가 마르크스레닌의 정통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하면서도 정치ㆍ사회체제와 관계없이 모든 나라와의 친선관계를 도모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경제에서 뿐만아니라 안보에서도 유럽집단안보체제에 편입됨으로써 완전한 유럽의 일원이 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알바니아가 「위로부터의 개혁」을 서두르는데는 이웃에서 불어오는 사회주의의 몰락바람에 휩싸여 체제자체가 붕괴되는 것을 막아보자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이런점에서 앞으로 알바니아의 개혁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동유럽의 개혁물결이 알바니아에 파급되지 못한 원인으로 알바니아에 개혁성향을 지닌 전문지식인층이 형성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유고와 마찰을 빚었던 56년 티토주의자 숙청,60년대후반 중국의 문화혁명을 모방한 전문지식인및 종교인 탄압,73∼75년 자유주의성향의 군부ㆍ기술분야전문인력과 언론인 검거선풍등으로 개혁성향을 지닌 전문인력이 대거 숙청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경 스탈린주의자였던 호자의 뒤를 이어 85년 알리아가 집권한후 상당수의 전문인력이 정부부처의 요직에 등용돼 개혁정책의 추진을 위한 바탕이 마련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현재 정부부처나 산하기구의 3분의2이상을 비공산당원인 젊은세대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스탈린주의를 추종하는 강경론자들이 아직 권력의 핵심인 당정치국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 알리아의 개혁노선에 걸림돌이 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단 개혁ㆍ보수파간에 대외정책과 내정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만큼 이들이 개혁자체를 저지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3백만에 일인당 국민소득 9백달러 이하의 빈곤에 시달려온 은둔 소국알바니아가 동유럽변혁드라마의 대단원을 장식하게 될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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