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ㆍ진로등 11개 추가/포철제외/상호출자등 전면금지계속된 불황과 강력한 정부규제에도 불구하고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최수병)는 19일 계열사들의 자산총액이 4천억원이 넘는 53개그룹 7백97계열사를 90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올해 대규모기업집단에는 동원 진로 대신 동양화학 대농 한신공영 한국유리 영풍 성신양회 대성산업 금강등 11개그룹이 신규지정되고 지난해 지정된 포철은 공공적 법인으로 분류돼 제외됐다.
이에 따라 올해 대규모기업집단대상은 지난해 43개그룹 6백73계열사보다 그룹이 10개,계열회사 1백24개 각각 늘어났다.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그룹 계열사끼리 상호출자가 전면 금지되고(금융 보험회사간 상호출자도 규제) 순자산액의 40%(출자한도액)를 넘겨 다른 회사에 출자할 수 없게 된다. 19일 현재 출자 한도액을 넘는 금액은 92년 3월말까지 처분해야 한다. 90년 신규지정 그룹은 앞으로 1년이내에 기업공개ㆍ유상증자ㆍ주식매각등의 방법으로 계열회사간 상호출자를 해소해야한다.
이와 함께 해당그룹에 소속된 금융ㆍ보험회사가 계열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경우 이 주식은 의결권행사를 제한받게 되며 그룹소속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는 계열사의 주식취득이 일체 금지된다.
정부는 대기업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막기위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난 87년부터 해마다 대규모기업집단을 지정해 왔는데 그동안 지정된 기업집단수는 87년 32개,88년 40개,89년 43개등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였으며 특히 올해는 1년새 10개 그룹이 늘어나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경기침체속 경제력 집중 심화/재벌 「문어발식 확장」구태 여전(해설)
올해 대규모기업집단지정 결과는 우리경제가 3저 호황이 끝나 지난해부터 불경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벌그룹이 문어발식 사업영역 확장의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어쩌면 경제성장에 따라 총자산 4천억원을 넘는 기업그룹들이 계속 늘어남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그룹 분할과 사세위축에 따라 조공과 신동아그룹이 각각 자산총액이 미달,지정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올해는 공공법인인 포철만이 빠졌을 뿐이다.
오히려 ▲땅값폭등으로 보유자산 가치가 급상승하고 ▲증시활황을 틈타 유무상증자 러시가 이는등 재벌그룹의 자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그결과 1년새 동원등 11개 그룹이 총자산 기준을 넘어서게 된 것.
올해 대규모기업집단이 된 53개 그룹 가운데 계열사가 가장 많은 그룹은 럭키금성(58개사) 삼성(45) 현대(39)의 순. 지난 1년새 계열사를 많이 늘린 그룹은 진로(8개) 벽산(7) 금호(6) 대농(5) 대성산업(5) 순이었고 봉명은 비주력업종을 대폭 정리,계열사를 9개나 줄였다.
증권회사를 보유한 대신ㆍ동원그룹이 급성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대신은 증권회사를 모기업으로 계열사 11개를 이끌며 자산총액 6천4백38억원을 기록. 대신은 자산규모는 지난 88년말 1천5백29억원에서 1년새 무려 3백21%나 늘어났다.
또 동원은 계열사인 한신증권이 급신장,자산이 1년새 2천9백86억원에서 7천6백17억원으로 1백55% 증가했다.
주요그룹의 계열사 숫자가 크게 늘아난 것은 외국기술도입을 위해 합작법인을 신설한 탓도 있지만 사실상 중소기업 영역을 침해한 사례도 상당수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주식소유분산등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완화를 6대경제시책의 하나로 채택,차질없는 시행을 약속하고 있지만 새 경제팀 출범이후 정책기조가 「성장우선」으로 선회했고 그 결과 「4ㆍ4」활성화 조치로 대기업여신규제가 크게 완화하는등 정책목표와 시책방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금융실명제 유보등 형평확대노력이 크게 후퇴하고 있는 점등을 감안,앞으로 경제력집중억제를 위해 새로운 정책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류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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