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갈등 또 터질까 말조심 몸조심/2주만에 열린 민자당무회의 이모저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갈등 또 터질까 말조심 몸조심/2주만에 열린 민자당무회의 이모저모

입력
1990.04.19 00:00
0 0

◎“당존립위기” 이심전심 공감대/타계파 자극자제 통합정신 회복강조/당체제ㆍ개혁 시각차 「불안한 화합」여전김영삼최고위원의 청와대 당직자회의 불참과 박철언전정무1장관과의 문제 발언으로 표출된 민자당의 내분은 열흘만인 17일 청와대 4자회담을 계기로 일단 급한 불을 끈 셈이다. 내분의 확대와 장기화에 따라 당내외적으로 입은 상처와 이해다툼의 골은 쉽게 치유될 성질이 아니지만 당의 존립자체에 대한 「위기의식」이 봉합처방을 강요했던 것 같다.

그러나 청와대회담의 결과가 예상대로 매끄럽지 않았던 데서 드러났듯 당및 국정운영의 민주화와 개혁을 보는 당지도부의 시각차나 향후당지도체제를 둘러싼 이견은 여전한 불씨로 남아 있다.

청와대회동이 최고위원들의 생각과 의중을 충분히 서로 파악하는 자리가 됐다지만 이것이 피차의 인식차를 해소하는데까지 연결되지 못한 느낌이며 따라서 당내 각 계보의 명분과 속셈,이해의 조정여부가 가능할지는 의문인 것이다.

다만 이번 내분과정이 여권내 민자당의 위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특히 특정정보 채널에 의존한 국정운영의 한계와 관련,당내외 주의를 환기시킨 점은 유의해 볼 수 있다. 또한 경제사회 현안해결을 위해선 당지도부의 민주개혁적 리더십이 새삼 절실히 요구된다는 공감대 형성도 당면과제로 부각된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18일 민자당 당무회의는 구성원 거의 전원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당의 위기감을 재차 엿보게 했으며 『3당 통합의 출발점 위에서 당내 단합과 화합의 길을 모색하자』는 결론을 뒷받침할 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5명의 당무위원중 김영삼최고위원과 김인곤의원,공석중인 정무1장관을 제외한 42명이 참석한 회의는 아예 잡음의 소지를 없애려는 듯 참석자들은 발언을 자제. 그러나 합당과정에서부터 최근의 당운영에 이르기까지의 의사결정이 인물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는 반성과 함께 분파적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공감이 지배적 회의 분위기.

김종필최고위원이 주재한 회의는 『당이 몸집만 컸지 문제해결 능력엔 심각한 구멍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고 『최근의 전월세값 대책이나 부동산 투기대책등도 사후약방문적 성격이 강해 국민의 현실생활과 동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당정관계에서 명실공히 당우위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야만 한다는 주문도.

토론과정에서 참석자들은 청와대회담을 의식,당내분 대목은 가급적 언급을 피했는데 이종찬의원(민정계)은 『이제 당내분 문제가 마무리된 만큼 향후 재발방지에 주력하자』고 가볍게 거론.

이의원은 이어 당운영 쇄신과 관련,『계보간 동질성 확보를 위해 당운영을 인물 중심에서 제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제도화된 정당으로의 탈바꿈을 강조한 뒤 『당무회의의 기능강화와 함께 주요당직도 가능한 분야에서 부터 경선으로 이행하는 것이 계파운영을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이라 주장.

민주계의 김수한당무위원은 『국민들이 최근 당의 혼돈상태를 따갑게 비판하고 있는 만큼 미사여구로 현실을 포장하기 보다 합당의 명분에 맞는 실질적 내용을 담을 수 있게 각오를 다지자』고 강조.

반면 최운지의원(민정계)은 『대안없는 비판보다 건전한 방안을 내놓는 태도가 바람직하다』며 금융실명제 유보등과 관련한 당내 이견을 은근히 견제했고 황명수의원(민주계)은 공화계가 지방의회선거의 정당공청제도입을 거론하고 있는 것을 겨냥,『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도 거론.

토론후 김최고위원은 『국민들에게 지금껏 우리당의 정체를 못 보여줬지만 이제부터 국민의 신뢰를 받는 민자당이 되도록 다짐해 달라 』며 『김영삼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개혁적인 당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가꿔 나가자』고 당부.

김최고위원은 당내 계보움직임에 신경쓰이는 듯 『어떤 모임이든 우정적 성격이면 좋으나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 있는 모임은 모두가 삼가고 이 시간부터 서로 마음으로 접근해 동질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언급.

김최고위원은 이날 상오 때마침 정무1장관에 임명된 김윤환의원의 인사를 받고 『정무장관들이 그동안 열심히 해왔지만 문제도 있었으니 이를 거울삼아 일해 달라』고 우회적으로 박전장관을 걸기도.

○…2주일만에 열린 이날 회의는 『3당통합의 출발점에서 당내문제로 국민에게 불만과 걱정을 안겨준 것에 깊이 사과하며 이번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비온뒤 땅이 굳어지듯」 당내단합과 화합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

이와관련,민자당 관계자들은 이날 당무회의로 내부정리가 일단 끝났다고 보고,『후유증도 크고 당의 이미지가 심각히 훼손되긴 했지만 이를 교훈삼아 향후 당의 진로는 말그대로 민주적 토론에 의한 의사결정과 구성원들의 참여폭을 넓히는데서 찾아져야 할 것』이란 태도.

이들은 또 『내분으로 계보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측면이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젠 같은 배를 탈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커진 게 사실』이라며 『다만 뒤뚱거리는 당모습 때문에 야당의 조기총선 주장에 동조하는 여론이 커질까 우려된다』고 경계도.<이유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