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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컬러TV 국산화에 일서 방해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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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컬러TV 국산화에 일서 방해 공작

입력
1990.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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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29인치 브라운관 개발… 양산준비/일,값내리고 경쟁사에 “기술이전”추파국산컬러TV의 대형화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삼성코닝과 삼성전관은 21인치 컬러TV용 유리벌브와 브라운관을 생산한데 이어 25인치와 29인치 컬러TV용 유리벌브와 브라운관을 개발,오는 9월 양산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수입컬러TV에 석권당한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올해안에 국산대형 컬러TV의 생산이 확실시되자 그동안 세계시장을 장악해온 일본의 가전업체들은 소형TV시장에서 돌풍을 몰고 왔던 예를 들어 한국산 대형TV가 일본제품에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우려,촉각을 곤두세우고 한국제품의 세계대형컬러TV시장 진출을 막기위해 득점공급하던 대형컬러TV용 브라운관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가 하면 한국의 다른 경쟁업체들에 기술이전의 추파를 던지는등 방해공작이 서서히 표면화되고 있다.

컬러TV의 대형화는 미국 유럽등 선진국에선 60년대에 이뤄졌으나 일본은 경박단소 전략에 따라 중소형컬러TV 생산에 주력했고 독자기술이 없어 일본에 의존했던 우리나라는 일본제품보다 한단계 낮은 컬러TV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컬러TV의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되자 일본은 지난 86년께부터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소형TV에서 대형TV로 생산체제를 전환,세계대형컬러TV시장에서 확고부동한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89년말 현재 세계컬러TV브라운관의 시장규모는 연간 8천2백20만본으로 일본은 본토 생산분과 미국과 유럽의 현재공장 생산분을 합쳐 4천5백20만본을 생산,세계시장의 53%를 점유하고 있는데 21인치 이상 대형의 경우 70%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컬러TV브라운관 메이커들이 대부분 구형인 라운드타입의 브라운관을 생산하는데 비해 최근 일본은 4각형의 플래트타입 브라운관을 공급하기 시작,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일본은 대형TV에 치중하면서 소형TV는 우리나라등 아시아지역의 신흥공업국으로 부터 OEM(주문자 상표부착)방식으로 수입하거나 브라운관을 역수입해 쓰다가 최근엔 엔저의 힘을 이용,싱가포르 말레이시아등에 현지공장을 지어 역수입하고 있다.

세계TV시장이 대형화 추세로 치닫자 소형TV에 주력해온 국내 메이커들은 방향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소형TV로는 개도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없는 데다 덤핑제소 등으로 수출길이 막혀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됐고,국내시장에서도 대형TV시장을 수입제품에 내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국내메이커들은 일본의 기술제휴선에 기술이전을 요청했으나 소형TV와 관련된 기술을 이전했다가 해외시장에서 한국제품에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는 일본은 기술이전을 기피하며 세계시장 독점을 구가해 왔다.

삼성전관의 경우 기술제휴선인 일본NEC에 기술이전을 요청했으나 NEC가 민생용 브라운관 생산을 중단하는 바람에 독자개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87년부터 독자개발에 착수한 삼성전관은 1백억원을 투자,지난해말 25인치와 29인치용 컬러TV 브라운관을 개발해냈고 경남 울주에 4백50억원을 들여 연산 60만본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었다. 이에 앞서 삼성코닝은 브라운관용 유리벌브의 개발에 착수,88년말에 21인치용을,지난해말에 25인치와 29인치용을 각각 개발,양산채비를 갖추었다.

대형 TV브라운관의 국산개발 착수 소식을 전해들은 일본업체들은 삼성전관이 시제품 생산을 위한 자재를 수입하려해도 자재업체에 압력을 넣었고 경쟁업체인 금성사와 오리온전기가 기술이전을 요구하자 삼성이 개발해 낼 턱이 없다며 거부했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삼성전관이 시제품을 생산하고 오는 9월부터 양산단계에 돌입하게 되자 국내에 공급하던 25인치 브라운관의 공급가격을 개당 1백80달러에서 1백50달러로 낮추고 금성사와 오리온전기에 대해서도 기술이전의 뜻을 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도시바는 삼성이 개발한 브라운관이 도시바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최근 문제삼겠다고 나서고 있다.

한편 국내 대형TV 수요는 지난해가 약30만대로 상공부와 업계는 매년 30%이상의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코닝과 삼성전관은 연산 60만대의 유리벌브와 브라운관 생산능력을 갖춰 국내가전메이커에 공급하는 한편 수출시장에 참여할 방침인데 일본의 방해공작이 심할 것으로 보고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도 국산개발품을 보호해 줄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지나치게 보호해줄 경우 기술경쟁에 뒤떨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일정한 수준에서 수요를 확보해주면서 일본 브라운관의 수입도 제한적으로 허용,기술경쟁을 유도한다는 입장이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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