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문 짧고 추상적… 석연찮은 여운/YS “할얘기 없다… 내일은 누구도 안만나겠다”/JP박대행 피곤한 표정… “격한 얘기도 있었다”/“대통령 말씀 잘하시더라” 단호의지 피력 시사○…민자당 내분수습에 따른 당내문제및 국정운영전반에 관한 의견조정등을 위해 17일 낮12시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해 열린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 박태준최고위원대행등 민자당 수뇌부의 4자회동은 하오3시께 끝날것이란 당초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하오6시께 종료.
노대농령과 최고위원들은 6시간동안의 회담도중 불과 5분간의 휴식시간을 갖는등 강행군을 계속, 네사람이 함께 해결해야할 당내문제가 적지 않았음을 입증했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의 장시간 회동으로 당내의 불협화는 사라지게 될것』이라고 자신.
이날 네사람의 회동은 3당합당을 결정한 지난 1월 22일 9시간에 걸친 청와대회담보다는 3시간정도 짧았으나 「1.22천회동」이 합당을 결정한 「중대현안」이 있었다는 점에 비춰볼때 이날의 6시간도 적지않게 석연찮은 의미를 지닌다는게 대체적인 분석.
▷청와대회동◁
4자회동이 끝난후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은 회담장이 있는 본관과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별관비서실 사이를 3차례나 오가며 회담결과를 부연해 발표하는등 종래 청와대 회담발표와는 다른 양상.
이대변인은 특히 6시간여의 회담결과를 지극히 추상적인 표현으로 짤막하게 발표하는데 그쳐 이날 회담에서 내분과 관련한 각종 현안에 대해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만발. 또한 합의발표문 가운데 「김영삼최고위원이 19일부터 당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키로 했다」는 내용을 굳이 포함시켜 김최고위원의 거취와 관련해 진통이 있지 않았느냐는 추측을 낳기도.
이대변인은 이날 하오6시10분께 별관기자실에 내려와 『방금전 회담이 끝났다』고 밝힌뒤 『오늘 회담결과는 3가지로 요약된다』며 회담결과를 짤막하게 발표. 이대변인은 불과 2분여에 걸쳐 3개항의 발표문을 읽은뒤 『본관에 올라가 자세한 내용을 듣고 오겠다』며 성급히 본관으로 직행.
15분뒤인 6시28분께 다시 별관으로 온 이대변인은 『발표문중 추가할 부분이 있다』며 진천ㆍ음성및 대구서갑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표명을 앞서 발표한 3개항의 합의문중 첫번째 「대국민사과」부분에 추가.
보궐선거부분에 대한 부연설명만 마친 이대변인은 더이상 설명을 하지 않은채 또 다시 곧바로 본관으로 출발.
이어 1시간만인 7시25분께 다시 별관에 돌아온 이대변인은 『7시10분께 두김최고위원과 박최고위원대행이 청와대를 출발했다』고 전하고 구체적인 회담내용에 대해선 『발표문대로일뿐』이라고 되풀이 강조해 뭔가석연치 않은느낌.
이대변인은 이날 회담에 대해 『화목한 분위기였으며 노대통령도 흡족해 했다』고 밝힌뒤 『참석자들은 각자의 생각과 하고싶은 말을 모두 털어놓았다』고 설명.
이대변인은 또 『오늘회담은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었을뿐 특정문제에 매달리는 성격은 아니었다』며 정보정치,방소비사,당권,당기강등 민자당내분의 원인이 된 구체사안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한 뒤 『노대통령등 참석한 네분은 민자당 창당정신으로 돌아가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가도록 정치를 펴나가자는데 합의했다』고 전언.
한편 노재봉비서실장은 회담후 『서로 잘못이해됐던 부분들이 완전히 해소됐다』며 『앞으로 국정전반에 대해 최고위원들이 항상 협의하는 동시에 대통령과도 자주만나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 노실장은 특히 『회담을 마친뒤 조금도 틈이없는 상태로 헤어졌다』며 「완전한 한식구」임을 강조.
이날 낮12시께 시작된 청와대회담은 12시40분 식사가 끝난뒤 본격논의에 들어가 하오 5시40분께 일단 종료됐으나 발표문작성에 30여분이 소요. 발표문은 김종필최고위원이 종합하고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이 정리한뒤 김영삼최고위원이 덧붙이는 방식으로 작성됐다고 이대변인 전언.
특히 김영삼최고위원은 이대변인이 하오6시10분께 기자들에게 합의문을 발표하고 본관으로 돌아오자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표명을 발표문에 추가하자고 주장,발표문에 이부분을 삽임.
합의문 작성이 끝난뒤 노대통령과 두김최고위원,박대행은 노재봉비서실장을 참석시킨 가운데 차와 칵테일을 들며 1시간가량 가벼운 화제로 환담을 나누면서 파안대소하기도 했다고 노실장이 전언.
▷김영삼위원◁
김영삼최고위원은 회동을 끝낸 하오7시께 청와대를 나서 예정된 저녁식사 약속장소로 직행. 그는 차내에서 수행비서로 하여금 무선전화를 통해 상도동자택에서 그의 도착을 기다리던 보도진에게 『청와대발표외에 일체 할얘기가 없다』 『기자들은 만나지 않겠다』고 전해 장기간의 회동에서 어려운 고비도 있었음을 암시.
김최고위원은 이날 하오10시께 귀가,기다리던 보도진에게 『내일은 민정계나 공화계나 민주계는 누구도 안만나겠다』라는 말만 던진후 곧바로 2층에 있는 침실로 들어가 버렸다.
그는 이밖에 『모레부터 당사에 나가겠다』라는 말이외에 일체 회동과 관련한 언급을 회피.
그러나 김최고위원이 민정ㆍ공화계를 지칭한 것은 전에 없는일로 초계보적으로 당무를 펴나갈 자세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
이날 회동이 계속되는 동안 상도동자택에는 일부측근비서들외에는 의원이나 당직자가 전혀 나타나지 않아 예전의 「중요회담」 때와는 판이한 모습.
그러나 하오6시20분께 3개항의 회담결과발표 사실이 전해지자 발표문형식과 내용에 의외라는 분위기.
이는 김최고위원이 이번사태에서 문제제기를 주도한 당사자인 점에 비추어 공작정치문제등 김최고위원이 주장했던 사안들의 강도가 발표내용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즉각 대두됐기 때문.
특히 「김최고위원이 19일 부터 당무를 재개한다는 항목은 이번 회담에 쏠렸던 관심도에 비해 함량미달의 어색한 내용이라는 중평들이 어서 적지 않은 이견들이 표출됐던 회담분위기를 암시했다는 지적도.
▷김종필위원◁
○…김종필 최고위원과 박태준최고위원 대행은 청와대에서 곧바로 당사로 돌아와 함께 10여분간 기자들에게 회동내용을 간략히 설명.
김최고위원과 박대행은 모두 표정이 밝지않은 모습이었으며 「공작정치」나 박철언정무장관과 관련된 질문엔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여 의외로 길어졌던 이날 회동의 「속사정」을 짐작케 하기도.
김최고위원은 『할얘기도 없는데 이렇게 잔뜩왔군』이라며 『청와대발표는 들었겠지』라고 말문을 열기 시작.
김최고위원은 『6시간동안 하고 싶은 얘기,있는얘기 모두다 흉금을 털고 얘기를 나눴다』며 『장애유발요인ㆍ원인이나 꼬투리가 있어선 안되지 않느냐』고 반문한뒤 『결국은 이해를 하고 납득이 가서 발표하게 된것』이라고 설명.
김최고위원은 이날 모였던 네참석자들의 위상과 관련해 『노대통령은 우리 세최고위원에게 당의 모든것을 맡긴다고 당부했다』면서 『우리 두사람은 김영삼최고위원을 모시고 성의껏 협력해 국정에 온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으나 김영삼최고위원의 발언내용은 애써 감추는 기색.
4ㆍ3보선과 관련,김최고위원은 『이렇다 저렇다 지적될만한 일들이 있는것을 알고 있으며 책임도 느끼고 있다』면서 『앞으로 공정ㆍ명랑한 선거가 되도록 발전적으로 일할것』이라고 일반론만 피력.
김최고위원은 이어 김영삼최고위원의 「19일 출근」에 언급, 『내심 18일부터 나오길 바랐으나 몹시 피곤한 것같아 하루 쉬시라고 우리가 건의 했다』고만 설명
김최고위원은 『질문이 많겠지만 여기서 끝내고 내가 그동안 얘기한것을 잘 해석해 보라』며 자리를 일어서려 했고 박대행은 『주가가 어떻게 됐지』라며 화제를 돌리려 했으나 보도진들이 이를 제지하다시피해 다시 착석.
김최고위원은 당지도체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다소 큰소리로 질문을 막으며 『하루빨리 일할 수 있는 정당으로 세워달라는 대통령의 부탁이 있었다고만 알아달라』며 질문이나 답변자체를 유난히 귀찮아하는 모습.
김최고위원은 공작정치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시끄러워』라고 큰소리를 친뒤 『그정도만 하자』 『앞으로 우리가 하는것 보면 알수 있을것』이라고만 언급. 또 박철언 장관과 관련한 질문에 김최고위원이 입을 닫자 박대행이 『끝난 사람얘긴 뭣하러하느냐』며 『밥좀먹게해달라』고 말한뒤 이석.
김최고위원은 이때 안주머니에서 메모지 10여장을 꺼내 「서류파쇄기」에 집어놓어 보안유지에 신경쓰는 모습.
그는 『이견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6시간 얘기했는데 이견이 왜없었겠어. 격한 얘기도 있었고…』라고 격론이 오갔음을 시사한뒤 『그러나 장시간 얘기하는 가운데 서로 납득했으며 나라를 위해 참을성있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고 소개.
▷박태준대행◁
○…박대행은 김최고위원의 방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이끌려 자신의 집무실로와 5분여에 걸쳐 일문일답을 가졌는데 환한표정과는 달리 피로한빛이 역력해 회동과정이 결코 간단치 못했던 인상.
박대행은 『짧을수록 좋겠지만 너무길어 소화가 안된 점도있지』라고 운을 떼면서 김영삼최고위원과의 이견대목에 대해선 『없었다』고만 짤막하게 대답.
박대행은 『대통령께서 차분하게 말씀을 잘하시더라』고 강조하고 『얘기를 하다보면 하나하나 이해가 돼가는 것아니냐』고 언급.
박대행은 「공작정치」부분과 관련, 『공작정치 얘기는 듣지도 못했다』며 다소 목소리를 높인뒤 『그런 표현말고도 여러가지 다른 표현이 있지않나』고 말해 이와관련한 의견교환이 상당히 이루어졌음을 시사.
박대행은 『3인최고위원이 공동책임을 진다는 당헌규정대로 당무를 수행할 것이다』고 말했는데 기자들이 대화 내용을 꼬치꼬치 캐묻자 『일일이 내가 예시하란 말이오』라며 다소 곤혹스런 표정.
한편 당의 한관계자는 『두분 최고위원이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오늘 회동에서 매듭이 시원하게 풀리진 않은것 같다』며 『박대행이 「대통령께서 말씀잘하시더라」고 소개한 대목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을것』이라고 말해 노대통령의 단호한 의견피력이 있음을 암시.<조재용ㆍ정광철기자>조재용ㆍ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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