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지나친 방출…여력바닥/넘치는 돈 대부분 부동산에 몰려시중에 돈 풍년인데도 금리는 크게 오름세를 보이는 이상기류가 떠돌고 있다.
17일 국내금융시장에서의 금리는 이번달 들어서면서 나타난 오름세가 계속 이어졌다. 시중금리의 지표가 되는 1년만기짜리 통안증권의 유통수익률은 지난 14일 연 15.03%로 15%대로 올라선데 이어 16일엔 연 15.44%를 기록했고 3년짜리 회사채의 수익률도 마찬가지로 15.44%를 기록했고 3년짜리 회사채의 수익률도 마찬가지로 15.44%를 기록,지난달보다 0.43%포인트나 올랐다.
금융기관의 단기자금 조달시장인 콜시장에서의 비은행간 콜금리도 연 14.39%로 지난주 토요일(14일)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14%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시중금리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그만큼 은행 증권 투신 등 금융기관의 자금이 빡빡하기 때문이지만 이 자금경색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것은 시중에 돈을 너무 많이 풀었기 때문.
결과적으로 통화 과잉방출이 고금리를 낳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달들어 최근까지 은행들이 그동안 밀렸던 대출을 일시에 방출,대출금이 1조원을 넘어서자 이에 놀란 한은이 더이상의 통화팽창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사실상의 대출동결을 시중은행에 요구했다. 이에따라 시중은행의 자금운용 여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에서 증시파동이 겹쳐 증권사들이 은행에 손을 벌렸으나 은행으로서도 속수무책인 상태가 되고만 것. 증권사들은 최근 콜시장에서 하루 1천억원 안팎의 단기자금을 높은 금리로 끌어다가 부도를 겨우 막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의 콜자금 수요가 기껏해야 5백억원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늘어난 셈이다.
투신사는 올들어 6천4백86억원 규모의 주식형수익증권 환매에 따른 자금 압박등으로 지난해말 은행에서 지원받은 2조8천억원의 주식매입자금에 대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은 은행대로 한은에 전체예금의 11.5%를 맡기도록 돼있는 지급준비금조차 이날 현재 매일매일의 누적액 기준으로 4조5천억원이나 부족한 상황이어서 제몸 추스리기에도 바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시중에 돈이 넘쳐날 정도인데도 그 풍성한 시중돈의 행방은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달 들어서만해도 시중 총통화가 1조원 가까이 늘어 전체잔액이 59조4천억원대에 이르고 있는 데도 증시근처에는 얼씬도 않은채 어디선가 요지부동의 상태로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제2금융권 단기고수익상품에 몰려있던 여유자금들은 최근들어 오는 25일까지의 부가세납부(1조3천억원),지난 9일부터의 일산토지보상금 지급(8천5백억원)등으로 약간의 미동을 하는 수준이고 그밖의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그러나 부동산가를 떠돌아 다니는 뭉칫돈들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서울 강남의 복덕방에는 하루에 10∼20명의 「뭉칫돈」이 찾아와 2억원에서 6억원대에 이르는 중대형 아파트를 사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 돈을 맞아줄 물건이 없다.
5억∼10억원대의 상가도 마찬가지여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서 물건을 사겠다는 돈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나 매물이 없어 거래가 뜸한 지경이다.
이 정도규모의 돈들은 그야말로 개인차원에 그치는 수준이고 대기업등 법인들의 자금도 부동산가에서 암행하고 있다. 여신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이 지난해 한해동안 2조원어치의 땅을 새로 매입한데 이어 올해도 그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자금 흐름의 이상기류는 통화과잉,금융기관자금난,부동산열기,생산자금부족,증시폭락등이 서로 얽혀 통화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로 굳어가고있다.
금융계에서는 전반적인 자금비수기에도 이 정도로 자금혼란을 겪고 있는데 이 상태에서 그대로 자금성수기가 본격화 되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크게 우려된다며 포괄적인 자금 흐름의 조정이 절실하다고 밝히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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