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ㆍ트웨인(1835∼1910)은 「톰소여의 모험」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이다. 미국중부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젊은 시절 미시시피강에서의 뱃사공시절을 잊지못해 작가가 되면서도 강바닥깊이가 두자임을 뜻하는 뱃사람용어(마크ㆍ트웨인)를 자신의 필명으로 삼을 정도로 토착적인 애정을 남달리 가진 사람이었다고 한다.그래서 그런지 여느 토박이처럼 그도 입심이 걸쭉하기로도 이름났었는데,일찍이 세계민주주의의 요람인 미국의회를 「확실한 미국본토박이 범죄계급들만의 본바닥」이라고 독설을 퍼부은 것으로 이름을 떨쳤었다.
그런데 1세기전 마크 투웨인의 그독설이 지금 미국에서 되살아나고 있다고 그곳 언론들은 전한다. 최근 실시된 해리스 여론조사 결과 아직도 의회에 대단한 신뢰를 표시하는 미국 사람들의 비율이 무려 15%로 곤두박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6년전에는 그래도 비율이 28%는 됐는데 급격히 신뢰도가 그보다 반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지금 미국에서는 의회가 도대체 무능하고 무력해 이제야말로 손을 좀 봐줘야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한다.
의회의 무능을 빚는 첫 이유로 그곳에서 꼽히는 게 의원들이 염불보다 잿밥에만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그 잿밥이란 물론 선거자금이다. 우리처럼 선거비용이 그곳에서도 엄청나 많은 의원들이 국민생활에 요긴한 법안이나 예산심의보다 대부분의 시간을 자금염출에 몰두하고 있는 형편이다. 두 번째로 꼽히는게 파벌싸움과 그로인한 현안의 문제점들에 대한 외면이라고 한다.
특히 현안에 대해서는 섣부른 발언이나 입법으로 비판받는것을 가장 겁내 그냥 있는것만 못하다며 의원들이 마냥 몸을 사린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진지한 입법활동이나 어려운 현안들에 대한 철저한 해결책 모색보다는 간단히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무책임한 1회용 강성 선동발언이나 일삼는다고 한다.
『내가 할말을 사돈이 해준다』는 속담이 있듯이 어쩌면 우리국회의 모습을 그들이 앞장서서 속속들이 대신 꼬집어 주는것만 같아 되레 우리얼굴이 붉어질 지경이다.
민주화와 함께 탄생한 13대 국회가 지금껏 해온 일이 과연 무엇인가를 우리도 이제는 한번쯤 따져볼때도 되었는데 무엇하나 시원하고 산뜻하게 처리한 것으로 막상 생각나는게 없다.
개원하자마자 4당끼리 급박한 민생이나 과거 청산문제등을 놓고 쳇바퀴만 돌며 국민들을 지치게 만들더니, 이제는 거대여당자체의 집안싸움과 야당의 쪼가리로 다른 문제에 관심을 돌릴 짬이 없는 것만 같아 보인다. 사임위원회는 열렸지만 여당이 스스로 비친 「공작정치」나 「검은비사」의 진상은 밝혀낼 것 같지도 않은데,몇차례 보선을 통해 돈벼락을 일으켜 유권자들의 버릇만 나쁘게 만든게 고작인 것이다.
여전한 백화점식 질문에 모호한 원론적 답변이라니 이번에도 양파껍질을 까듯 파동과 위기속의 국민앞에 딴딴한 알맹이를 보이기는 아예 틀린 일이다.
마크ㆍ트웨인이 지금도 살아있어 우리국회를 참관했다면 미국처럼 손을 좀 볼 때가 온것만 같아 서글픈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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