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결속다짐 「원만한 절충」택해 완전불식 의문… 회동 더있을 듯/겉으론 갈등해소 계기마련… 당권향배가 변수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두최고위원ㆍ박태준권한대행등 민자당수뇌부의 청와대회동은 내분수습이 일단락 됐음을 공식화하기 위한 모양갖추기의 의미를 갖는다. 이날 회동은 따라서 구체적인 현안의 논의보다는 당의 결속과 화합을 다짐하는 소리가 주조를 이루었다.
말하자면 이날의 청와대 4자회동은 이질적인 3당이 통합된뒤 빚어진 갈등과 진통을 진정시키고 화합의 모습을 갖춘 첫번째 정치적 통과의례인 셈이다. 이와같은 모습의 통과의례는 앞으로도 몇차례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갈등과 진통의 요소가 이번의 4자회동으로 완전히 불식됐다는 관측은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합의된 ▲대국민 유감표명과 보선결과에 대한 반성 ▲개혁조치의 지속적 추진 ▲김영삼최고위원의 당무 정상적 수행을 3개항은 6시간동안의 회동결과라기에는 어딘가 석연찮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내분과 관련된 사안은 전혀 적시돼있지 않은 것이다.
민자당내에는 각인ㆍ각계파 사이에 서로다른 이해관계가 얽혀있는등 내분의 요소를 숙명적으로 안고있다.
이번 내분의 시발이 어떠한 연유로해서 생겨났는가를 파악해본다면 내분의 요소가 단순히 한쪽에서 주장하는 「정보공작정치ㆍ무질서한 당기강」등에 기인하는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보공작정치ㆍ당기강등은 정치공세를 위한 방편이라는 해석이 있다.
한쪽의 이같은 정치공세와 여기에 반박하고나선 또다른쪽의 정치적 역공세는 차기대권의 유리한 발판마련을 위한 계파간의 당권과 관련된 이해관계,또는 그이해관계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유력한 것이다.
이같은 관측을 실증할 수 있는 근거로 정가에서는 3당통합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던 구민주계측과 박철언정무장관 사이에서 갈등이 기폭됐다는 점을 들고있다.
3당통합과정에는 각계파의 핵심인사들 사이에 당권과 관련된 사안,또는 그 이상의 정치적 사안에 대해 암묵적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이 거의 상식처럼 알려져 있다.
이번 내분은 이같은 암묵적 합의의 일부분이 어느 한쪽으로부터 의심을 받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켜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그같은 징후는 여러군데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영삼최고위원과 박정무장관등의 방소중에 있었던 언행,노대통령에 대한 김최고위원의 불만표시,반대로 여권핵심부의 김최고위원주변 인사들에 대한 시각교정의 분위기등 일것이다.
여권핵심부는 김최고위원의 언행에 대해 「지나치게 앞서고 있다」고 보고있고,김최고위원측은 여권핵심부에 대해 「처음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측은 민자당의 내분이 『각계파간의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일관되게 분석하고 있다. 수뇌부간에 의사소통의 부족으로 본의 아니게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분석이 사실과 전혀 동떨어진것은 아니나 이것은 민자당 내분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을 최소화시키려는데에 비중이 두어져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4자회동에 의한 내분수습의 모양갖추기가 일시적 봉합차원으로 비쳐지는 이유는 내분이 상호이해의 바탕위에서 원만한 타결로 해소된 것이 아니라 승패의 논리에 의해 마무리됐기 때문일 것이다.
박정무장관의 공직사퇴로 수습의 국면을 맞았기에 내분의 불씨는 여전히 안고 있는 셈이다.
이수정청와대 대변인은 회동결과를 발표하면서 『네분은 장시간 향후의 당운영과 국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교환을 가졌다』면서 『모든 오해는 해소됐다』고 발표했다. 이대변인의 발표속에는 4자회동의 결과가 응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회동으로 노대통령과 김영삼최고위원간의 불편한 관계가 어느정도 해소됐을것으로 보이며 각계보간 오해해소의 계기를 마련해줄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오해를 유발케한 요소들에 대해 긍정적인 후속조치들이 뒤따를 것같다. 우선 안기부의 행동반경에 제약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당정협의회 형태도 개선될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의 신뢰기반 구축에도 도움을 줄것으로 보이며 정치안정에 긍정적 요소가 될 수도있다. 사실 그간 민자당의 소모성 내분은 정치적 불안정과 정치ㆍ사회전반에 불확실성을 유포시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이밖에도 내분종결로 뜻하지 않게 김종필최고위원의 위상을 증대시키고 민정계의 결속을 다지게 한것등도 내분수습의 영향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민자당은 이날 4자회동을 계기로 일단 전당대회를 향해 당의 모습을 갖추게됐지만 후유증만은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이종구기자>이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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