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업조치」까지 몰고온 세종대 사태/상호불신골 깊어 실효 의문/장기화경우 「휴교」가능성도/「공권력요청」에 경찰선 “자극준다”꺼려1대학 2총장체제로 7개월째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는 세종대가 15일 0시를 기해 휴업에 들어갔으나 1천여명의 학생들이 16일에도 휴업전과 다름없이 직선총장취임·휴업철회등을 요구하며 본관등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어 세종대사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못하고 있다.
세종대측이 주말인 14일밤 전격적으로 휴업을 결정한것은 지난2월부터 악화일로에 있는 학내분규를 일단 진정시킨뒤 오는 25일 직선총장인 오영숙교수의 징계를 마무리,학사운영의 자생력을 회복하자는 포석에 따른것으로 보인다.
학교측은 휴업기간중 학생들이 자체수납한 5억여원에 달하는 등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등록금분쟁을 일단락지은뒤 재단방침과 학교지시에 항명하는 교수·학생을 정리(징계)하고 재단이 임명한 박홍구총장체제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학교관계자는 지난해 4월 한림대가 부정입학시비로 분규끝에 1개월간휴업한뒤 정상화된 전례를 들어 『휴업은 고열을 앓고있는 대학에 해열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있다. 그러나 세종대의 경우 분규의 뿌리가 깊고 학생들의 감정이 극도에 달해있어 「휴업처방」정도로는 쉽사리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총장실폐쇄로 세종호텔사무실에서 집무해온 박홍구총장이 16일 상오10시20분께 7개월만에 본관2층 총장실에 출근했으나 학생들에의해 10여분만에 다시 쫓겨나는등 80년이후 3번째로 「발동」된 휴업조치는 더이상 효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학교측은 이같은 상황을 미리 예건,휴업과 동시에 관할 동부경찰서에 「학생들이 점거농성과 기물파괴등 실력행사를 계속할경우 공권력을 투입해달라」는 협조공문을 박총장명의로 보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경찰은 대부분의 대학이 등록금투쟁등 분규를 종결,진정국면에 접어든 마당에 세종대학내문제에 개입했을경우 엉뚱한사태로 번질것을 우려,사태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지난4일 교문밖 시위에서 세종대생 1명이 돌에 맞아 중태에 빠진 사건으로 극도로 악화된 학생들의 감정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교측의 자구비상수단인 휴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분규가 장기화될 경우 세종대는 문교부의 휴업령·휴교조치로 최악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세종대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확대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재단·학교측과 학생간의 상호불신과 대화 단절을 꼽을 수 있다.
89년 9월 재단측이 박총장을 일방적으로 선임한뒤에는 대화의 채널마저 끊기고 불신의 골만이 깊어갔다.
지난2월부터는 학생들이 직선총장인 오교수명의로 1천6백여명의 등록금을 별도로 수납하자 재단측은 법원으로부터 가압류결정을 받아내는등 극한대립양상을 보이고있는것이다.
양측은 분규타개의 실마리를 찾기위해 대화노력보다는 학교측은 일간지광고등을 통해 학생들의 「부당성」을 공격해왔고 학생들은 시위와 대자보로 재단의 전횡과 학교측의 일방독주를 규탄하기에 바빴다.
지난 13 일에는 학교측이 교무과에 난입,소란을 피운 학생51명을 경찰에 무더기 고발하기도 했다.
88년11월 우리나라대학중 가장 먼저 학생·직원이 총장후보심사에 참여해 교수회의가 직선으로 총장을 뽑는등 대학자율화에 앞서가는듯하던 세종대는 오늘에와서 「1대학 2총장」의 파행속에 자율적해결책을 찾지못한채 표류하고 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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