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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이 남긴것/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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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이 남긴것/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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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의 합당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내분이 17일의 청화대 4자회동을 계기로 일단락 될것으로 보이나 내분이 남긴 후유증은 금방 가실것 같지 않다. 내분은 그만큼 심각했고 심각한 만큼 후유증도 크기 때문이다. 내분이 남긴 후유증로서 우선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이 바로 당사자들이 받은 상처이다.그중에서도 특히 발철언의원이 받은 상처가 가장크고 깊은것 같다. 제6공화국에 들어와 노태우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등에엎고 전국구의원으로 13대 국회에 들어온 그는 평의원에 만족지 않고 청와대 정책보좌관과 정무장관을 겸하면서 막강한 힘을 막후에서 행사 해온게 사실이다.

갑작스런 부상때무에 민자당에서 뿐만아니라 민정당시절에도 당내외와 여론으로부터 반발을 사면서도 화제의 인물로 급성장한 그는 김영삼최고위원을 견제하려다가 오히려 견제당하고만 꼴이 되었다. 만일 그가 지역구선거 등을 통해 국민적공감을 얻어내는 절차를 거쳤더라면 그런 반발을 사지도 않았을것이고 이처럼 승승장구하는듯하다가 도중하차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권력의 후광만으로 갑작스레 부상하는데 대한 거부반응이 결국 이런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박의원의 퇴진으로 김최고위원이 판정승을 거둔것 같다. 그러나 실은 그렇게 영광스러운 승리가 아니어서 김위원으로서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게 사실이다. 막후 실력자라고는 하나 정치초년생에 불과한 박의원으로 부터 원색적인 공격을 받은것 자체가 정치지도자에게는 이미지 손상을 가져올수 밖에 없고 또 그공격의 내용중 일부는 그럴듯한 구석이 없지않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어 김위원을 다시 평가하는 계기로 작용한것도 사실이다.

싸움이란 누가 이기고 지든간에 쌍방은 크든 작든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그러나 싸움을 말리기 위해 중재에 나선 쪽은 언제나 각광을 받게 되어있다. 그래서 김종필 최고위원의 어른스러운 조정이 이번 사태에서 돋보이는 것이다.

진정되었다고는 하나 이 내분으로 민자당이 입은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합당이 과연 잘한일이었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만큼 심각한 것이었다. 민정이나 민주당출신 인사들 중에는 「그때가 좋았다」고 합당이전의 상태에 미련을 갖는 사람도 상당수 있는것 같다.

문제는 이것으로 완전히 끝난게 아니라 언제나 다시 불이 붙을수 있는 불씨가 남아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민자당이 내분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그반사이익이 야당에 돌아가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크게보아 이번사건은 여야를 떠나 국민에게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정치권 전체에 부끄러운 기록을 남겼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러한 수치를 조금이라도 덜려면 내분과정에서 제기된 몇가지 의혹의 수수께끼를 속시원히 풀어보아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열린 국회의 상위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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