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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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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인민회의는 지난12일 총선후 두번째 회의를 열어 새연립내각을 승인하면서 아울러 선언문을 채택,2차대전중 나치가 저지른 6백만유태인학살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선언문은 또 이스라엘에 대한 배상과 외교관계 재개의 뜻도 밝히고 2차대전중 빚어진 소련인,폴란드인,집시족의 대거희생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들의 새로운 장래를 위해 지금껏 발목에 걸려온 역사의 찌꺼기들을 정리하는 자세로 여겨진다. ◆같은 날 모스크바 방송은 1940년 현KGB의 전신NKVD에 의해 저질러진 약 1만5천명의 폴란드군인 학살행위에 대해 「스탈린 주의자들에 의한 최악의 무도한 행위중 하나」로 지칭하고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소련 남서부 카틴 숲에서 벌어진 이 학살사건은 소련ㆍ폴란드 양국관계에 오랫동안 앙금의 하나로 돼왔었다. ◆이른바 「카틴 숲 학살」로 알려진 그 사건은 폴란드인들에겐 깊은 한으로 맺혀 있었지만 소련측은 그 사건이 나치독일의 소행이라고 우겨오다가 최근에야 자국측의 행위라고 시인했다. 모스크바 방송의 유감표시 직후 13일 소련을 방문중인 야루젤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카틴 숲 학살」사건의 관련기록 사본을 전달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독은 유태인 학살에 대한 사과이외에 지난 68년 「프라하의 봄」당시 동독이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일원으로 참여한 체코 침공에 대해서도 그 부당성을 시인하기까지 했다. 지난 역사의 왜곡을 바로잡지 않은채 새로운 역사의 올바른 진전을 기대할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쾌한 행동들이다. ◆지금 한ㆍ소관계가 자못 진전되는 모습을 보이기에 83년9월 2백69명의 승객과 승무원들이 희생된 KAL기 사건에 대해 소련이 앞으로 무어라고 말할지 눈여겨 보게 된다. 이런 기준으론 일제시대에 한국인들을 대량으로 징병,징용한 일본이 지금 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파렴치급」으로 밖에 설명할수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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