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홀가분… 미흡부분 재충전 힘쓸터”/박장관,사퇴후 첫 기자간담회/“노대통령과는 이심전심…심려끼쳐 죄송”/YS와 명담여부엔 “만날때 있겠죠”소극13일의 전격적인 장관직사퇴로 자신의 김영삼최고위원에 대한 정면공격발언으로 심화된 민자당 내분에 스스로 수습의 돌파구를 마련한 박철언정무1장관은 14일 큰짐을 벗었다는 밝고 홀가분한 표정으로 기자들을 만났다.
지난 10일의 문제발언이후 계속 기자들과의 접촉을 회피해오던 박장관은 이날 아침 양재동자택으로 찾아온 기자들을 4일전 문제발언을 했던 2층 거실에서 만나 사퇴의 변과 그동안의 소회등을 털어놓았다.
『이제 다 끝났는데 웬일로 이렇게들 많이 오셨어요』라며 환한 웃는 얼굴로 2층거실에 올라온 박장관은 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사퇴로 내분이 가라앉길 희망하면서 특히 노태우대통령과의 「이심전심」격인 교감상태를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그는 북방정책참여등 향후거취문제,민주계측의 의원직사퇴요구등 미묘한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을 텐데요.
『어려운 시기 아닙니까. 나라가 잘 되고 모두가 화합한 가운데 시대적 과제인 민족통합,국민화합,민주발전문제 등이 잘 풀려져 나가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성원을 다할 생각입니다. 모든 분들이 정치적으로나 당내적으로 바라는 바가 성취되고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장관직사퇴로 민족통합분야에서 박장관이 빠질 가능성이 있는지요.
(다소 섭섭한 듯한 표정으로)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기가 안타깝습니다』
5월 방소계획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그것은 내가 답변할 성질의 사안이 되지 못한다고 보는데요』
어제 사퇴표명후 임진각에 갔다던데요.
『그런게 다 신문에 나고…. 늘 많이 다니던 길이라 바람이나 쏘이면서 생각을 다듬어 보고자 했을 뿐입니다』
장관직 사퇴로 모든 문제가 잘 풀릴 것으로 보는지요.
『이 나라 정치지도자나 정치인들이 슬기롭게 어려움을 극복해온 현대사에 비추어 모든 것이 잘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민주계측에서는 의원직사퇴등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나는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어요. 모든게 나의 부덕한 탓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보는지요.
『그것도 내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라고 보는데요』
(박장관은 이때 동석하고 있던 지대섭 전민정당광주북구위원장등이 간담회를 마칠 것을 재촉하자 자리를 뜨려다 할 말이 아직 남은 듯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먼거리에 있어 아쉬움이 많았던 옛친구들,가족들과 가까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오히려 마음이 포근합니다. 많은 미흡한 부분을 재충전하는 데 쓸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 될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대통령을 만날 것인지요.
『대답할 수 있는 성질의 질문이 못되는 것 같은데…. 노대통령은 내가 이심전심으로 늘 마음으로 모셔온 분이니 구태여 만나 뵙지 않아도 그분의 마음을 나름대로 짐작할 수 있어요. 오히려 부담스럽게 해드린 것 같아 송구스러울뿐입니다』
박장관은 상오 9시께 간담회를 마친 뒤 집밖으로 나서다 『김영삼최고위원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소 굳은 표정으로 『글쎄요,만날 때도 있겠지요』라고 말해 이후에 자신이 자진해 김최고위원을 찾아갈 의사는 없음을 시사했다.
박장관은 차에 오르면서 『툴툴 턴 마당에 좋은 게 좋다. 좋은 말만 써 달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하면서 『이 다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많은 얘기를 나누자』고 말해 남겨둔 이야기가 아직도 많이 있음을 감지케 했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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