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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 들인 핵심 전자부품ㆍ소재기술/일 덤핑공세… 사장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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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 들인 핵심 전자부품ㆍ소재기술/일 덤핑공세… 사장위기

입력
1990.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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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없을땐 폭리로 수출하다 개발되면 헐값공급 “판로봉쇄”/인쇄회로기판용 동박등 14개품목 대책호소전량 대일수입에 의존하던 핵심전자부품과 소재를 국내기업들이 막대한 투자와 노력을 들여 어렵게 국산개발에 성공하고도 일본업체들의 덤핑수출로 판로가 막히거나 기술이 사장되는등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본업체들은 국산공급이 불가능할 때는 가격을 올려가며 독점공급하다 국내업체의 국산개발이 성공한 때를 맞춰 가격을 터무니없이 내려 공급하는등 국내업체를 고사시켜 시장을 독점지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덤핑수출을 일삼고 있어 기술의 대일의존이 심한 우리업계의 국산화시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4일 상공부가 국산화시책에 따라 국내업계가 신규개발한 핵심부품과 소재의 수급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팩시밀리기록 장치의 핵심부품인 TPH,인쇄회로기판 소재인 동박,컬러TV 브라운관용 유리,집성운모절연제품,VTR의 각종핵심부품등 최근 1∼2년 사이에 개발성공한 14개 품목이 일본업체의 덤핑공세로 판로를 못 찾아 재고가 쌓이거나 가동률이 20%까지 떨어져 경영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8년부터 2백82억원을 투자해 동박을 국산개발한 덕산금속은 지난해초부터 연간 1천만㎡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공급을 시작했으나 그동안 이 소재를 독점공급하던 일본업체가 공급가격을 장당 4달러10센트에서 3달러20센트로 20% 싸게 덤핑수출하는 바람에 판로를 찾지 못해 가동률이 손익분기점인 70%에 훨씬 못 미치는 20%에 머물고 있다.

대한마이카가 49억원을 들여 지난 88년 개발성공한 집성운모절연제품은 연간7백40톤의 시설을 갖추었으나 일본업체가 종전가격의 60% 수준으로 덤핑수출,지난해 판매량이 1백60톤에 그쳐 정상경영이 불가능,무역위원회가 산업피해가 있음을 결정,국산제품의 구매확대ㆍ수입수량 제한 등의 구제조치를 내린바 있다.

TPH의 경우 삼성전자가 84년부터 3백60억원을 투자,89년초부터 생산을 시작했는데 일본업체가 수출가격을 개당 58달러에서 32달러로 45%나 싸게 공급,국내시장을 90%이상 독점하고 있으며 삼성코닝이 개발한 컬러브라운관용 유리도 일본업체가 20% 싸게 공급해 재고가 쌓여있는 실정이다.

VTR용 베어링의 경우 한국정밀이 지난해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나 국내가전업체들이 값싼 일제만을 사용,현재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상공부는 국산개발한 부품이나 소재의 수요를 보장해주지 않을 경우 일본제품의 덤핑수출로 국산화가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현재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14개 품목을 중심으로 국산부품ㆍ소재 사용촉진협의회를 구성,관련업체에 국산사용을 유도하고 대량수입품에 대해선 수입선 다변화품목으로 지정하며 그래도 피해가 줄지 않을 경우 무역위원회에 제소,산업피해 구제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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