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하자마자 급락… 일부지점선 집기등부숴/유관기관 관계자들 “묘책없다”일찌감치 퇴근○…증권사와 투자자들은 14일 일주일내내 밀고 밀리는 공방전 끝에 힘없이 종합지수 8백선이 붕괴되자 몹시 허탈해하는 모습.
이날 상오 증시가 문을 열자마자 떨어지기만하던 주가에 「혹시나」하던 기대를 가졌던 투자자들은 10시30분이 넘으며 8백선 붕괴가 전광판에 나타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최근 종합지수가 8백10∼8백2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당시만해도 『더이상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주식을 팔지는 않겠다』고 매도를 자제하기도 했으나 주가가 바닥을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내림세를 이어가자 투매에 나서기도.
이날 대우증권 마산중앙지점에서는 8백선 붕괴에 격분한 투자자들이 매장내 집기를 부수는 등 소란을 피우다가 직원들의 설득으로 자진 해산했다.
데모에 참가한 투자자 중 일부는 『퇴직금으로 받은 1억원이 1년 사이에 절반으로 줄었다』며 『정권퇴진ㆍ민자당해체ㆍ재무부의 피해보상』등을 요구하는 격앙된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했다.
○“증시대책 물건넜다”
○…이날의 주가급락은 투자자들의 「부동산투기억제정책」과 「증시안정화대책」에 대한 실망감 때문.
그동안 8백선을 근근히 버티게 한 지주였던 두 대책이 실효가 없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투자자들이 「감잡기」시작한 것.
부동산대책은 전날부터 「별볼일 없다」는게 증권가의 중론이었는데 막상 이날 조간신문부터 보도되자 이를 면밀히 검토해본 투자자들의 얼굴에는 실망의 빛이 역력.
투기억제로 부동산에 가 있거나 대기중이던 자금이 증시로 환류될 수 있다던 한가닥 희망이 무참히 꺼지는 분위기였다.
여기에다 금주내에 발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온 증시대책도 이날로 「물건너 간게」확인되자 무조건 팔자에 나서는 양상이었다.
○기관투자가 수수방관
○…전날 소량이나마 매수주문을 내 급락세를 막았던 투신ㆍ증권ㆍ보험사등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전혀 증시에 개입 않고 수수방관하는 모습.
투신사들은 12ㆍ12조치로 매입한 2조8천억원에 달하는 주식으로 움쩍달싹할 형편이 못되는 데다 월이자부담만도 2백억원에 달해 매수주문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증권사들도 미수금 및 신용융자가 3조원에 달해 속수무책인 상태.
기관의 관계자들은 『답답하기는 투자자보다 우리가 더 심할 것』이라면서 『증시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지 이러다가 무슨 일 나겠다』고 망연자실하는 모습.
○“무성의 태도”비난
○…이같은 어수선한 증시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재무부ㆍ감독원ㆍ거래소등 증권유관기관 담당자들은 일찌감치 퇴근해버려 대조.
재무부 증권국이나 감독원 실무부서 등은 이날 상오까지만해도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주가하락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대책이 무엇이냐」「어떻게 해야돼냐」면서 위기증시에 관심을 보이기도.
그러나 하오 들어 시장이 종료되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다고 묘책이 나오겠느냐』며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2시를 넘어서는 평소 주말대로 사무실이 텅텅 빈 모습.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별다른 대책이 나올 것은 없어 이해는 가지만 증시침체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당국자들이 그렇게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서 되겠느냐』고 한마디씩.
○…종합지수 8백선이 붕괴됐는데도 중소형주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종목선택에 신중을 기한 투자자들은 이런 판국에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어 부러움을 사기도.
올들어 14일 현재 종합지수 대형주는 모두 떨어졌는데 중형주와 소형주는 3.9%∼11.4%가 올랐으며 특히 신규상장 소형기업주식들은 연10일째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의 증시전망은 비관일색인 가운데 단기적으론 8백선 붕괴에 따른 반발심리로 곧 8백선을 회복하리라는게 대부분 증권전문가들의 전망.
증시생리상 한달 이상 급락세가 이어졌기 때문에 자율적이라도 반등할 시기가 됐다는 분석이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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