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ㆍ사회적 갈등 투영/증권사 자구책ㆍ투자자 자제필요/「증시내적 안정장치」실행도 급해종합주가지수 8백선이 붕괴되면서 증권시장은 지난 88년말의 지수7백시대로 후퇴했다.
종합지수 8백선 붕괴는 주가 수준이 8백대에서 7백대로 한단계 뒷걸음질 쳤다는 심리적이고 상징적인 변화로 해석 될수도 있다.
그러나 지수 8백선 붕괴의 원인과 그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경제ㆍ사회 전반의 갈등과 혼란을 읽을수 있다.
종합지수 8백선을 돌파한것은 지난 88년 11월24일.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로 오랜만에 국민들의 합일이 이뤄지고 국제수지 흑자가 1백억달러를 넘어서며 온국민이 의기양양하던 때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나는 동안 정치ㆍ경제ㆍ사회 모든면에시 혼란이 거듭된 끝에 증시도 이를 반영,결국 주저앉고 만것이다.
부동산투기와 수출부진등으로 무너지고 있는 우리경제가 그대로 투영되고 정치적 혼란과 정쟁이 8백 붕괴를 초래한 것이다.
증시는 지수 7백70ㆍ7백50에 이어 7백마저 무너뜨리는 붕괴의 연쇄작용을 일으킬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대량투매와 투신사의 환매사태가 바로 그런 조짐들이다. 지금 증권시장은 지난 79년 건설주 파동의 악몽이 재연되고 있는듯한 양상이다.
건설주 파동은 증시파동만을 초래한게 아니라 80년초 대불황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었다.
최근의 증시는 어찌보면 그때보다 더욱 심각한 국면을 맞고있다. 최대악재로 꼽혀온 실명제가 보류되고 새경제팀이 「성장」을 소리높여 외치고 한은은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주가는 거꾸로 떨어지기만 하니 위기감이 팽배되는게 당연한 이치 일것이다. 최근의 증시 침체는 부동산 투기에서 그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땅과 집을 사두면 안전하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너도나도 증시에 묻어둔 자금을 빼내 부동산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89년초가지 주가가 급등할때 상대적으로 잠잠하던 부동산시장이 89년3∼4월을 고비로 활황을 보이기 시작한 반면 증시는 그때로부터 계속 하락 일변도였던게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시중에 돈이 넘쳐나도 증시는 꼼짝않고 땅값은 계속 치솟기만 했으며 투기의 기회를 엿보는 단기대기성자금이 급증하는 「자금흐름의 이상현상」이 계속돼 왔다.
수출부진ㆍ경기부진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감소와 이에따른 기업의 주당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점도 주가하락을 부채질하는 근본요인으로 볼수 있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감도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증권당국은 88년까지 현실을 감안치않은 공급일변도정책을 강행,과다물량으로 인해 증시가 침체하자 실효성도 없는 부양책만 남발,불신감의 골을 깊게했다.
12ㆍ12부양조치나 3ㆍ2조치가 그랬고 새로 들어선 경제팀은 아예 「백약이 무효」라며 수수방관만 하고있다.
또 정치인들은 집안싸움에만 골몰하고 있고 집값을 마련못한 서민들의 자살사건이 꼬리를 무는등 「잘되는게 별로 없는 사회」이니 증시도 자연 중병을 앓을수 밖에 없다. 증시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원인들을 없애야만 한다.
우선 정부가 정책의 신뢰성을 얻어야 한다. 특히 부동산 투기만은 단호한 자세로 대처해야한다. 투기를 막으면 인플레 기대심리도 사라지고 20조원에 달한다는 시중유동성이 증시로 환류,주가도 살아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원활해져 증시도 경제도 훈훈해질수 있다.
이와함께 이미 발표했거나 검토중인 ▲투신사증자허용 ▲기관투자가로 지정된 각종기금의 활동여건조성 ▲거래세율인하 ▲대용증권 대납제도 개선 ▲안정기금 또는 주식보유조합 설립등 증시내적 안전장치를 단기간 내에 마무리,실행에 옮겨야할 것이다.
증권ㆍ은행ㆍ보험사등 기관투자가들도 자구노력에 나서야 한다. 특히 증권사는 지난해까지 증시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뒀으므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증시회생을 위해 어느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수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보유부동산을 처분,주식매입 자금으로 활용하고 여유돈을 채권등 안정적인 곳으로 돌릴게 아니라 주식사는데 써야한다.
투자자들도 자제가 필요하다.
주식투자에 성공하는 법은 「절대로 주가가 내릴때는 팔지 않는것」이라는 말도 있듯,매도를 삼간다면 급속한 주가 하락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당국과 기관투자가와 투자자들이 합심해서 제 할일을 찾아 해내는 일만이 위기상황의 증시를 수습하는 방법이다. 【이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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