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관과 무관”정풍 애써 강조 YS/“김위원이 힘든 결단”추켜세워 JP/청와대,수습실마리 풀려도 밝지 않은 분위기○공작정치엔 단호 여전
▷두 김회동◁
○…민자당의 김영삼ㆍ김종필 두 최고위원은 14일 상오 김영삼최고위원의 상도동 자택에서 박철언장관의 사퇴로 진정국면에 들어간 민자당 내분의 마무리를 위한 2차회동을 끝낸 뒤 밝은 표정으로 그 결과를 설명.
두 사람은 이날 상오 9시부터 11시30분까지 2시간30분 동안 2층 서재에서 배석없는 요담을 끝낸 뒤 1층 응접실로 내려와 공동발표형식으로 그 결과를 공개.
김종필최고위원이 먼저 발표에 나서 『김영삼최고위원께서 괴로운 심정으로 지내오신 과정을 얘기했고 당과 국민에 대해 걱정스러운 일들을 논의했다』고 운을 뗀 뒤 『김최고위원께서 새로운 결심을 해 주셨다』고 말해 김영삼최고위원이 「어려운 결심」을 했음을 강조.
김종필최고위원은 『김최고위원께서 그동안의 괴로움을 말끔히 씻고 우리당의 선두에 나서서 신뢰와 사랑을 받는 당을 만들기로 했다』며 김영삼최고위원에게 발표를 인계. 이어 김영삼최고위원은 『보도처럼 우리당에 심각한 내분이 있었다고 생각지는 않으며 이번 일은 국가와 국민의 문제였다』고 이번 파동의 의미를 일반화시킨 뒤 『오늘 회동에선 당의 기강을 확립하고 당풍을 쇄신해야 한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소개.
김영삼최고위원은 특히 박장관의 사퇴문제에 언급,『나는 특정인을 거론한 일이 없었음을 분명히 해둔다』고 거듭 강조한 뒤 『개인에 관한 일이므로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우회를 시도.
「공작정치」에 질문이 미치자 김영삼최고위원은 구체적 언급을 회피한 채 『오늘도 장시간 이 문제에 대해 얘기했지만 선거부정이나 공작정치를 일삼는 정권은 존립해 나갈 수 없다』면서 『공작정치는 현재 분명히 있으며 이는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고 단호한 태도.
○…회동이 끝난 뒤 김영삼최고위원은 회담장소였던 2층서재로 올라가 두문불출한데 반해 김종필최고위원은 청구동 자택으로 가 또 한차례의 「설명회」를 가진 뒤 노태우대통령과의 회동일자를 확정짓기 위해 청와대측과 분주히 연락.
김최고위원은 『부부도 싸움을 하고 나면 한동안 서먹서먹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감정이 풀린다』고 해 김영삼최고위원이 16일의 당직자회의에 불참할 것임으로 시사한 뒤 자신이 청와대회동 날짜를 17일로 제의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첨언.
김최고위원은 자신이 상도동회동 직후 『김영삼최고위원이 「당의 선두」에 선다』고 말한 의미를 캐묻자 『선입견을 갖고 연역하지 말라』고 주문하면서도 『사실상 노대통령 다음으로 최선두에 서있는 분 아니냐』고 반문해 김영삼최고위원이 대표최고위원직을 맡게 될 것임을 시사.
김최고위원은 「공작정치」부분에 대해 『지금도 뒤쫓아다닌다는 의미였다』고 김영삼최고위원의 「심사」를 전한 뒤 『야당땐 체념하고 지냈지만 지금도 「체크」하고 다니냐는 뜻이었다』고 비교적 상세히 부연.
○…이날 회동에 앞서 김종필최고위원은 김홍만의원ㆍ김동근비서실장과 함께 상도동을 방문,현관에 마중나온 김영삼최고위원과 1층응접실로 들어가 잠시 환담.
이 자리서 『언제 청와대에 들어갈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김종필최고위원이 무언가를 얘기하려는 순간 김영삼최고위원이 이를 제지,청와대회동문제에 대해선 사전조율이 끝나지 않았음을 감지케 하기도.
한편 김종필최고위원은 상도동방문에 앞서 『내가 자택을 방문하는 것은 김최고위원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등 깍듯한 태도를 보여 눈길.
회동에 앞서 상도동자택에는 민주계의 김명윤고문을 비롯,박용만ㆍ황락주ㆍ김동주ㆍ김덕용ㆍ김우석의원등이 김영삼최고위원과 사전면담을 갖기도 했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이번일은 박장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자당이 3당통합정신을 어떻게 회복하며 어떤 방식으로 개혁노선을 강화할 것인가가 초점』이라고 한 목소리.
김덕용의원은 『오늘 회동에선 당풍쇄신과 개혁정책에 관한 실질적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민주계일각에서 요구하고 있는 박장관의 의원직사퇴는 지엽적문제』라고 말해 모든 일이 일단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예고했으며 박용만의원도 『박장관사퇴로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고 이를 확인.
○수석들,안가서 대기
▷청와대반응◁
○…청와대는 박장관이 사표를 제출한 뒤에도 한동안 김영삼최고위원측에서 사태수습을 위한 낙관적 징후가 보이지 않자 다소 당황하는 기색이었으나 14일 상오 두 김최고위원간의 상도동회동이 원만한 타결을 보이자 안도.
노재봉비서실장ㆍ최창윤정무ㆍ정구영민정수석 등은 이날 아침부터 비서실에 들르지도 않은채 삼청동 안가로 바로 출근해 상도동회동 추이를 지켜보는등 긴장.
상오 11시30분께 두 김최고위원의 회동결과를 전해 들은 이들은 뒤늦게 합류한 이수정공보수석등과 함께 청와대회동 일정을 놓고 숙의끝에 16ㆍ17일중 택일해 만찬회동을 갖기로 하고 두 김최고위원및 박태준권한대행측과 일정을 조정.
청와대측은 두 김최고위원측으로부터 어느때도 좋다는 응낙을 받고 일단 16일 만찬회동으로 일정을 잡았다가 이번에는 박권한대행이 16일 저녁 다케시타 전일본수상 일행과의 약속이 있다는 연락에 따라 17일 오찬회동으로 최종 결정.
당내분 수습과정에서 조정역을 맡았던 노실장등 청와대관계자들은 두 김최고위원들과의 대화연결이 제대로 안돼 며칠간 상당한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13일에는 두 김최고위원의 주변상황을 양측출입기자들의 귀띔에 의존했다는 후문.
청와대는 이러한 이유와 노대통령의 심기불편함등이 겹쳐 사태수습의 실마리가 풀렸어도 밝지만은 않은 분위기.
한편 박정무장관의 사표처리를 위해 강영훈국무총리는 이날 상오내내 대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이대변인은 『16일중에 강총리가 청와대에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박정무장관의 사표가 16일 수리될 것임을 시사.<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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