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 방문 노력했으나 실현안돼서 답답”/표정침울…“의원직도 그만두냐”엔 묵묵부답/사퇴회견후 임진각찾아 착잡한 심정 달래○…「문제발언」으로 민자당 내분을 증폭시킨 박철언정무1장관은 13일 하오 자신의 사표제출 사실도 전격적으로 공개하는등 시종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 자세.
박장관은 이날 하오 2시50분께 그의 상오 중 행적을 취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총리실 출입기자실에 비서관을 시켜 『차나 한잔 하자』고 전갈.
30여명의 보도진들이 정부청사 10층 기자실에서 17층의 장관접견실로 달려가자 박장관은 하오 3시7분께 집무실에서 접견실로 나와 사표제출 사실을 공개.
박장관의 표정이 굳어 있자 일부 기자들 사이에 『사의를 표명하는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나왔는데 박장관이 『여러분 얘기를 들으려고 차 한잔 하자고 했다』고 말해 웅성거리는 분위기가 진정.
박장관은 『표정이 밝은 것 같다』는 등 분위기와 동떨어진 질문이 나오자 미소를 지으며 『표정이 어두워야 되느냐』라고 말한뒤 10분동안 일문일답에 응했다.
당내분의 수습가닥이 잡혔다고 보는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말 잘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여러분들의 얘기를 먼저 듣고 싶다』
이어 박장관의 최근 심경과 행적에 대해 질문이 쏟어지자 박장관은 재차 『여러분 얘기나 조언을 다 듣고 내 말을 하겠다』고 잠시 여유를 두기도.
상도동으로 김영삼최고위원을 방문,허심탄회하게 이 문제를 논의할 생각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왜 그런 노력을 안하겠는가. 그런 일이 실현 안되고 있어 답답하다』
노력은 했다는 말인가.
『그렇게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박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지 않자 『한 말씀 드리겠다』고 말한 뒤 잠시 침울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고 워낙 박장관의 표정이 굳어지자 장관비서들도 뭔가 감지한 듯 긴장.
한참 후 박장관은 『본의 아니게 여러분들에게 많은 걱정을 하게 한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사실 오늘 상오에 총리께 내 진심을 말씀드리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장관은 이어 『옛날에도 그러했지만 현재에도 나라와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직책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 내가 지녀온 평소의 마음』이라면서 잠깐 창 너머의 시가지를 응시.
박장관은 『이 시점에서도 그러한 평소 소신을 밝히는 것이 나라와 국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냐는 생각에서 총리에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여러분깨서 저의 충정을 깊이 헤아려 달라』고 당부.
이때 기자들이 보충 질문을 하려하자 박장관은 『많은 질문이 있겠지만 오늘 제가 드리는 말씀은 이것으로써 끝내겠다』고 제지했다. 박장관은 이어 『그동안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고 이해해 줘서 고맙다』고 고별인사를 한 후 향후거취,사의표명의 전후 사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 수행비서만 대동하고 어디론지 출타.
박장관은 귀빈전용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들일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그것은 내가 말할 사항은 아니다』고 대답.
박장관은 또 사표제출 여부에 대해 『당연히 서면으로 내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히고 『의원직도 함께 그만 두는 것이냐』는 집요한 질문에는 묵묵부담.
○…정무장관실의 한 측근은 이날 박장관이 전격적으로 사표를 제출한데 대해 『마치 자리에 연연해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임명권자에 대해 입지를 넓혀주기 위한 충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언.
박장관은 이날 상오 11시30분께 강영훈총리를 만나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이준총리비서실장이 전했는데 이실장은 『강총리는 「박장관의 사표를 임명권자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박장관은 이날 아침 평소보다 30여분 빠른 상오7시30분께 행선지를 알리지 않은채 양재동 자택을 나왔다.
박장관은 승용차에 오르면서 기자들이 『김종필최고위원을 만나느냐 』고 묻자 『전혀…』라며 짤막하게 부인하고 잠행.
박장관은 당초 조찬약속이 없었으나 아침 일찍 모처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고 급히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보도진의 질문이 잇따르자 『다들 도와줘야 할텐데 왜들 이럽니까』라고 굳은 표정.
박장관은 2시간후인 상오 9시30분께 정부종합청사 집무실에 출근,외부와의 접촉을 피한채 청와대등과 몇차례 전화연락을 한 후 정오께 출타.
비서진들은 박장관의 아침 행적에 대해 『변호사 친구들과 아침식사를 한 것』이라며 연막을 폈으며 박장관이 상오 11시20분께 30분동안 잠시 어딘가를 다녀온데 대해서는 일체 함구.
한편 박장관은 보도진들에게 사표제출을 밝힌 후 임진각으로 직행,자신이 최대 역점을 두었던 「북방정책」을 회고하며 착잡한 심정을 달랬다는 후문.<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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