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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괴청년」부터 잡아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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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괴청년」부터 잡아야(사설)

입력
1990.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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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용팔이」 사건을 들춰냄은 지나친 연상작용일까. 흔히 말하는 정체불명의 괴청년들이 또 나타나 폭력을 휘둘렀다. 조직폭력인지 우발적 소행인지 알 수 없으나 대구보선 후유증이 더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가 높아간다.보선과정도 어지러웠지만 뒤끝이 더욱 어수선하다. 「돈봉투」를 싸고 일부 주민들간에 심한 시비가 붙었고 무슨 까닭인지 경찰태도는 어정쩡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틀밤 잇달아 승용차를 타고 온 이상한 청년들이 항의하던 부녀자와 취재기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고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하고 해괴망측한 짓거리가 아닌가. 경찰과 주민들은 그들이 정당관련자가 아닌가 보고 있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우리 선거풍토를 더럽힌 요인은 금품수수등의 부패와 정치폭력 그리고 관권개입이었다. 선거분위기가 과열되기 시작하면 이런 악령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고 판을 흐트려 놓은 것이다. 이번에 치른 두 지역 보선도 이런 풍토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한가지 특이한 게 있다면 선거과정에선 비교적 말썽이 없던 폭력이 뒤탈을 내고 있다는 것 뿐이다.

만신창이의 정치풍토를 개선하는 길이 있다면,그것은 무엇보다 깨끗한 공명선거에 달렸다고 할 것이다. 불법과 주먹속에서 태어난 정치가 올바른 궤도에 오르리라 기대하는 것 부터가 잘못이다.

우리는 대구보선의 결과로 드러난 돈봉투의 시비가 명쾌하게 밝혀지고 처리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괴청년들의 폭행도 철저하게 가려져야 한다고 확신하며 수사당국의 속결을 촉구하는 바이다.

경찰은 선거후유증이 심해지자 선거사범 16명을 입건하고 「돈봉투」 5건도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또한 잇단 주민폭행도 「정당관계자들의 소행」이 아닌가 보고 수사중이라고 하나 그 대응이 미온적이 아닐까 미리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결코 한낱 기우가 아니다. 과거의 예로 보아 이러한 정치폭력은 무기한 끌고 가며 흐지부지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쉬운 예로 용팔이 사건이 몇년째 질질 끌어 왔으며 다른 「괴청년」의 출현들도 아직까지 시원한 결말이 없는 것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경찰은 괴청년들을 빨리 붙잡아 그 정체를 백일하에 밝히고 목적과 의도를 떳떳하게 국민앞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들어 「망각」의 서랍속에 집어 넣으려는 생각은 꿈에도 갖지 말아야 모든 오해가 풀리고 우리 선거의 공정성이 살아난다.

괴청년들의 폭력을 계기로 선거와 정치주변의 주먹을 확실하게 근절하는 의지와 실천을 보여 주기 바란다. 선거와 정치를 더이상 검은 손의 오염에 방치해 둘 수 없다. 그냥 두면 나라의 체통이 서지 않고 흔들리고 만다. 정치혐오ㆍ선거불신의 불씨가 남아 있는 한 민주정치의 실현은 요원할 따름이다. 정치폭력에 대한 응징을 이 기회에 한번 본때 있게 보여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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