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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급속악화… 방송 큰차질/KBS 경찰투입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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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급속악화… 방송 큰차질/KBS 경찰투입 안팎

입력
1990.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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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거부 확산…생방송등 타격/타협점 못찾을땐 장기화 전망서기원사장(60)의 취임을 둘러싸고 심한 노사대립을 보여온 KBS사태가 12일의 공권력개입과 이에 항의하는 노조원들의 제작거부로 TV는 물론 AM·FM라디오등 공영방송 프로그램 대부분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이날밤 노조원들이 KBS의 간판프로인 9시뉴스가 진행중인 스튜디오에 들어가 침묵시위를 벌여 방송이 중단된것은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라디오 FM방송도 이날밤 일부 프로그램을 진행자없이 내보냈으며 13일부터는 라디오 생방송이 불가능해져 파행적인 방송운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앵커는 9시뉴스 시작멘트로 『KBS에 공권력이 투입돼 노조원 1백17명이 연행됐으며 이에 반발한 일부 노조원들이 제작을 거부해 뉴스에 차질이 있겠다』고 사전 양해를 구했다.

KBS노조는 『자사의 사태를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해줄것을 촉구하기위해 스튜디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KBS노조에 의하면 경영 관리본부의 4개국,보도본부의 3개국,텔레비젼본부의 1실·4개국,라디오본부의 2실·3국,기술본부의 1실·3국,시청자본부의 1실·2국과 기획조정실 방송심의실 국제협력실 인사관리실 감사실이 제작거부에 동조하고 있다.

노조는 또 기술본부의 텔레비젼 기술국과 라디오기술직의 송출기술부 직원3백50여명과 기술본부 방송관리실 산하 전국 송·중계소 직원1천1백여명등은 최악의 경우에 대비,송출기능을 할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KBS가 진통을 겪기 시작한 것은 KBS가 허위문서를 작성,지난해연말 30억원의 시간외수당을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귀성비명목으로 10억여원을 변태지출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서영훈 전사장등 간부진이 지난 2월27일 사표를 제출하면서부터. 「사장퇴진불가」를 주장하며 이사장 출근 저지운동을 벌였던 노조는 지난달 8일 대통령이 이사회의 면직 제청을 허가,서 전사장이 해임되자 『직원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고 덕망있는 민주인사의 사장선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KBS노조는 서기원사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이유로 ▲사장 선임과정의 파행성 ▲서사장의 과거행적을 들고있다. 이사회가 전임 서사장을 「사소한 문제」를 트집잡아 퇴임시킨뒤 서사장을 후임으로 제청한 배후에는 정부의 강한 압력과 공작이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특히 서사장이 소설가로서의 명성에 어울리지않게 경제기획원 대변인,총리대변인,최규하대통령시절 청와대 대변인,88년 서울신문사장등 3공화국부터 지금까지 능란한 줄타기로 정권의 입노릇을 해왔다고 지적,방송민주화·자주화의 시대적 요구와 달리 공영방송인 KBS를 과거처럼 정부의 홍보기관으로 전락시킬 성향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서사장측은 이같은 노조측의 시각이 근거없는 오해이며 사장취임저지가 명백한 불법행동이자 해사행위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루전에 「공권력투입 요청 불사」방침을 경고했던 서사장은 12일하오 노조원들의 출근저지투쟁때문에 하루 연기된 취임식을 갖고 ▲근무질서확립 ▲공정인사 ▲경영합리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서사장은 또 공권력투입은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밝히고 인원감축설등 각종소문에 동요하지 말것을 당부했다.

노조는 13일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정시출근 정시퇴근 ▲연월차 휴가 동시요구등 준법투쟁계획을 마련하는등 앞으로 서사장퇴진을 위해 계속 투쟁할 예정이다.

특히 전체조합원 5천여명중 2천여명이나 되는 송·중계시설의 엔지니어가 시간외 근무를 거부하면 KBS뿐만 아니라 송출능력이 없는 MBC방송운영에도 큰 차질이 초래된다.

KBS본부장들이 지난 6일 발표한 성명에 대해 노조는 노보를 통해 『선배들이 후배들을 이간시키고 구사대 노릇까지 하고있다』고 비난하는등 사원들간의 감정대립양상도 번지고 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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