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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항협 불평등 시정부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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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항협 불평등 시정부터(사설)

입력
1990.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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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4월 워싱턴에서 서명된 한미 항공운송협정 부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명기하고 있다. 「미항공사는 미국내 제지점으로부터 서울과 이원제지점에 운항한다. 한국항공사는 한국에서 알래스카와 시애틀로 운항한다」물론 이 불평등의 극치같은 양국간의 항공협정은 우리측의 요구와 수많은 회담으로 3번의 커다란 개정을 거쳤지만 한번 잘못 끼운 단추처럼 불평등의 근간은 시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우리 외무부에선 한미 항공회담이 열리고 있다. 우리 교포가 많은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등에 한국의 여객기가 취항하고 중남미에의 이원권도 갖게 해달라는 것이 우리측의 요구이다.

평등과 호혜를 지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 미국이 왜 애당초 우리 여객기는 알래스카와 시애틀에만 내리게 했는지 알 길은 없다. 1957년이면 미국 민항은 이미 대륙간 여객서비스로 전세계를 커버할 때이고 우리는 겨우 KNA가 갓 태어났을 무렵이다. 알래스카는 당시 오지중의 오지였다. 여객서비스를 할만한 곳이 결코 아니었다.

지금 우리의 관심은 불평등의 지난날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협정이 불평등의 요소를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호혜ㆍ상호주의의 원칙에 따라 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양국간에 시장개방문제로 운위되고 있는 원칙이 바로 이것이고 양국관계가 진정한 동반자관계로 발전하려면 이것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한미간의 항공회담도 시카고ㆍ샌프란시스코를 추가해달라,화물청사를 지어라,컴퓨터예약시스템(CRS)에 참여케 하라는 문제가 아니라 협정의 불평등조항들부터 바로잡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고 본다.

3번에 걸친 개정끝에 한국은 지금 로스앤젤레스,호놀룰루,뉴욕(앵커리지는 경유권만)등 3개 지점에 주 31편을 운항하고 미국은 3개사가 모두 52편을 운항할 뿐 아니라 이원점을 허용한 협정에 따라 마닐라,홍콩,방콕 등지로 제약없이 운항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이민들이 살고 있는 남미지역으로의 이원운항을 원하고 있으나 잘못된 협정때문에 번번이 거절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측은 한국측이 취항하는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의 배후 인구가 5천만이 넘기 때문에 인구 4천만의 한국취항으로 이미 불이익을 본다는 것을 추가기착지 거부의 이유로 삼고 있으나 KAL과 신생 아시아나만의 민항을 가지고 있는 한국과 세계적인 거대항공사를 수없이 가지고 있는 양국사이에 항공사 수에 제한없이 취항토록 되어 있는 현협정의 불평등조항들은 어떻게 설명할지가 궁금하다.

지금 양국간 교역문제에서 광범하게 논의되고 있는 중요한 것이 잘못된 과거관행의 상호시정이라면 항공협정도 예외일 수 없다. 이것은 양국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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