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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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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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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인 84년 미국 하원의원 선거에 보기 드문 사건이 터졌다. 인디애나주 제8선거구 개표결과에 시비가 붙어 검표한 결과 민주당후보 매클로스키가 4표차로 당선이 선언됐다. 그러나 공화당후보 매킨타이어가 이의를 제기,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매클로스키 운동원들이 투표에 앞서 유권자들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6월 27일 8명을 기소했다. ◆이때 한표의 값은 15달러에서 35달러였다. 요즘 환율로 치자면 1만7백원에서 2만5천원꼴이다. 물론 미국에서 이런 일은 아주 드문 예외적 사건이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도 표를 사는 일이 적잖았다. 83년 12월 총선거때 표를 매수하기 위해 뿌려진 돈은 1억2천만엔. 그때의 환율로 약 4억2천만원이었다. 이 때문에 구속된 사람이 6백86명이었다. ◆물론 83년 일본에서 문제된 매표사건은 경찰에 의해 들통난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또 현금거래도 있었지만,음식이나 술대접 또는 일용품선물을 주고 받은 것까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돈받고 표찍어주는 일은 역시 예외적인 일에 속한다. 이런 일이 통하는 것은 인도나 그밖의 많은 후진국들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민주주의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유권자인 국민들이 주권자답게 주권을 행사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6년 동안의 군사통치가 무너지자 칠레의 민권운동단체들은 대대적인 계몽운동을 조직했다. 헌법은 어떻게 돼 있고,시민의 권리ㆍ의무는 무엇이고,대통령ㆍ국회ㆍ법원이 역할은 무엇인가를 가르치고,딴 사람의 의견을 듣는 훈련도 시킨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구서갑구 보궐선거에서 돈봉투가 오갔다는 사실이 들통났다. 물론 돈한푼 못받고 주권을 총칼앞에 뺏긴 것보다는 나을지는 몰라도 매표선거는 역시 반민주적 작태임에 틀림없다. 다만 어리석은 유권자와 공모한 작태라는 것이 군사통치와 다를 뿐이다. 당국은 끝까지 실태를 밝혀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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