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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안가오가며 4시간 묘수찾기/민정계 심야회의 숨가쁜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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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안가오가며 4시간 묘수찾기/민정계 심야회의 숨가쁜 안팎

입력
1990.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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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 전격연락…이종찬ㆍ이춘구의원등 참석/노대통령 “먼산보듯 방관만하느냐”질책도/안가회동선 김최고위원­박장관에 양비론○…11일밤 노태우대통령이 민정계 핵심중진인 박준병사무총장과 이종찬 심명보 이춘구 김윤환 이한동의원등 6명을 청와대로 불러 민자당 내분수습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함으로써 사태의 심각성을 보는 청와대 시각이 간단치 않음을 입증.

저녁을 겸해 전격적으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노대통령은 『당의 중진으로서 이번 사태를 강건너 불보듯 방관할 수 있느냐』고 최근 이들의 소극적 태도를 질책하며 『민정계에 두루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구야당과도 가까우니 전면에 나서달라』고 당부.

노대통령은 『파장이 이토록 확산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김영삼최고위원이나 박철언정무1장관의 언행에 못마땅한 심경을 토로한뒤 『어쨌든 우리가 참고 감정을 진화시켜 수습해야되지 않겠느냐』고 언급.

이에 대해 그간 당운영에서 소외되어온 참석자들은 거의 말을 하지않았지만 은연중 『일을 맡겨야 할 수 있지 않느냐』는 뜻을 비쳤다는 것인데 노대통령은 『중진들이 당운영에 뒷짐만 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할뿐 강력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반면 노대통령이 특별히 박장관을 두둔하는 인상도 받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참석자들은 『노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더 이상 놔둘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더라』며 앞으로 자신들의 책임에 부담을 느끼는 표정.

○…노대통령이 주재한 1시간여의 청와대 만찬을 끝낸 6명의 이들 중진들은 하오 7시30분께 안가로 자리를 옮겨 기다리고 있던 서동권안기부장,노재봉 청와대 비서실장,최창윤 정무수석등과 심야모임을 갖고 숙의.

간소한 술자리도 겸해 2시간30여분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먼저 김영삼최고위원의 일련의 행동이 갖고있는 원ㆍ근인들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제시. 이 결과 『김최고위원의 진의는 「전당대회전에 정부는 노대통령이,당은 내가 맡는다」는 식의 당권장악을 노린것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주조를 이루었다는 후문.

이와관련,한 참석자는 『당의 당무회의에서 실명제의 논의를 가장 앞장서 가로막은 사람이 YS인데 이제와서 금시초문이라니 말이 되느냐,소련에서도 자신이 죽을 쑤고 박철언장관때문이라고 했는데,이런것들을 보면 당권장악 의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이것은 안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언.

참석자들은 이어 김최고위원의 잇단 공식회의 불참과 관련,『공연히 트집잡고 안나오는 것은 지나친 것이며 어른답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적 견해를 같이하는등 일단 김최고위원에 화살을 겨냥. 특히 심명보의원은 김최고위원이 『진천ㆍ음성선거의 참패는 당연한 것이며 대구선거는 부당하게 이긴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자신들의 「방관」자세도 함께 지적.

참석자들은 그러나 박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있고 하지않을 얘기가 있는 법』이라며 『마땅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의 일치를 이뤄 결국 양비론으로 귀착. 한 참석자는 이와관련,『박장관의 태도는 잘못된 것이지만 의도적이지는 않은것 같았다』면서 『그러나 박장관이 잘했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해 이들이 박장관에 대해 공유하고 있는 감정의 앙금의 일단을 비치기도.

그렇지만 이들은 노대통령의 당부를 의식한 듯 『서로다 부전승의 입장이 돼야지 않겠느냐』는 결론을 내리고 각자 나름대로 수습에 나설 것을 다짐한채 회의를 종료.

○…한편 이날 모임의 전격성은 참석자들에 대한 청와대측의 연락에서도 드러났는데 이종찬의원은 이날 하오 영양ㆍ봉화지구당(위원장 오한구)개편대회에 참석했다가 연락을 받고 급히 귀경했는가하면 이춘구의원도 청원지구당(위원장 신경식)개편대회를 끝내고 서둘러 올라왔다는 것.

각 참석자대부분이 합당과정에서 소외,박장관과 소원한 관계를 갖고 있었지만 이번엔 박장관의 어려운 처지를 해소시키는 역할을 맡게돼 묘한 대조.<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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