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민 「김대중거취」맞물리자 “주춤”/민주 「선창당」확인…갈등진화 부심○…4ㆍ3보궐선거이후 한때 반짝하는가 싶던 야권통합 논의가 예상대로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평민당과 민주당(가칭)은 두 차례의 실무접촉을 갖더니 오고간 얘기를 둘러싸고 신뢰에 문제를 제기하는 불협화음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 불협화음은 통합가능성 자체에 깊은 회의를 주고 있다. 평민당은 구야권 원로들을 영입해 예정대로 29ㆍ30일 전당대회를 치르겠다는 것이고 민주당은 「선창당」이 당론임을 거듭 확인해 야권통합은 또 한차례의 연기국면을 맞을 것같다.
○…평민당은 4월말 전당대회 이전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자 노력했던 야권통합 추진이 김대중총재의 거취문제와 맞물려 확대해석될 조짐을 보이자 통합이 어려운 문제임을 새삼 인식하는 모습.
평민당은 오는 29ㆍ30일의 전당대회가 야권통합에 대한 구체적언급이 없는 가운데 치러질 경우에 돌아올 비난을 막고자 통합에 적극성을 보였으나 초반부터 김총재 거취문제가 통합보다 우선적으로 부상되자 몹시 못마땅해 하고 있다.
평민당의 통합추진위 위원장인 최영근부총재와 실무책임자인 김원기 전총무는 「김총재가 대통령후보를 보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2선 후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민주당측 소식을 인용한 일부 보도에 대해 『마치 김총재를 대통령후보병에 걸린 것처럼 몰아붙이려는 불순한 기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면서 『정신병자가 아닌 마당에야 누가 이 시점에서 그런 얘기를 하겠느냐』고 어이없다는 표정.
특히 민주당 통합특위위원장인 박찬종의원과의 접촉에서 이같은 얘기가 오갔다는 주장에 대해 『나도 얘기를 안했을 뿐 아니라 박의원도 그같은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무슨 근거로 그런 보도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
평민당이 비중을 두고 있는 통합방식은 집단지도체제 채택과 당명변경을 통해 문호개방에 대한 적극성을 표시한 뒤 이민우 전신민당총재,유치송 전민한당총재,이만섭 전국민당총재 등 구야권 원로인사들을 영입해 야당의 법통이 평민에 있음을 강조하는 것.
평민당은 구야권 원로와 재야인사와의 통합이라면 또몰라도 민주당과의 통합은 극적 가능성이 없는 한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기택창당준비위원장의 기자회견등을 통해 「선창당 후통합」의 입장을 정리했던 민주당은 10일 박찬종의원의 평민당 접촉과정에서 당의 방침에 혼선을 빚게 되자 뒷수습에 부심.
민주당은 11일 상오 긴급운영위원회를 열어 야권통합문제를 재차 논의했으나 『창당작업은 통합노력의 일환이며 창당과 통합 노력을 병행한다』는 어정쩡한 결론으로 일단 당내 갈등을 「봉합」.
통합의 방법ㆍ절차ㆍ시기문제를 놓고 이위원장등 부산출신 의원과 박의원등 서울출신간에 이견을 드러내 온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이날 회의서도 여전히 양논리간에 평행선만 긋자 장석화대변인은 『통합은 아무리 논의해도 결론이 안나는 문제』라고 설명.
이 회의에서 박의원은 김총재 2선 후퇴를 얘기하긴 했으나 ▲흡수통합대목을 거론한 바 없고 ▲선통합이 안되면 창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도 없으며 ▲2선 후퇴시 김총재에게 대통령후보보장 얘기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재빠르게 후퇴.
그러나 당지도부는 박의원이 당야권 통합특위 위원장이긴 하나 사전상의 없이 평민당과 접촉,사견을 마치 당론인 것처럼 독불장군식의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시종 못마땅하다는 표정.
같은 맥락에서 당내엔 당분간 야권통합 논의를 「계륵」같은 존재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은데 명분상 이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어 소모적 토론만 계속.
때문에 당관계자들은 평민과의 관계에서 어느정도 힘의 균형이 이뤄져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당대당 통합논의가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우선 창당에 전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이병규기자>이병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