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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서 본 보선/김영환 파리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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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서 본 보선/김영환 파리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0.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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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발행되는 국제신문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지는 최근 서울발 1단짜리 기사를 자그맣게 실었다. 「Opposition Wins Seat in South Korea Vote」. 한국에서 야당이 의석을 획득했다는 보궐선거 기사였다.트리뷴지의 기사는 진천의 허석후보가 이긴 내용을 표수와 함께 상세히 실었으며 대구에서는 여당후보가 40%의 득표로 앞서고 있다고만 보도했다.

파리에서 발행되는 신문이 한국의 국회의원보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내각이 대폭 바뀌어도,대통령이 공식방문을 해도 거의 외면하다시피 해 온 것이다.

한국정치의 움직임이 파리에서 보도된 것은 아마도 3당통합보도후 처음있는 일이다.

멀리서 이 기사를 읽고 느낀 것은 단 하나. 3당 통합에 대한 거부심리이다. 선거결과가 거여에 대한 견제라는 교훈을 여당에 주는 것이라면 그에 못지않게 허후보의 승리는 사실상의 야당단일화 후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철리를 야당 역시 되새겨야 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하기좋은 말로 평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스스로 지역당의 한계를 노출」했으며,「야당의 대표성에 할말이 없게 된 평민당」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보선은 결과론적으로 야당통합의 효과를 입증한 한판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명분을 세워 평민당이 또 후보를 냈다면 결과는 후보수만큼 갈라지는 셈본의 상식대로 야당표는 늘지 모르나 결과는 87년 대통령선거의 재판이 될 수도 있었음을 누구도 부인못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보선결과는 민심의 이변도 이반도 아니다. 아직도 더 민주화를 해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우세함을 야당단일후보의 당선으로 부각시켰을 뿐인 것이다.

그러나 만약 야당후보가 또 나왔기 때문에 표가 갈라졌으며 야당표의 총계는 늘었으나 당선되지 않았을 때 누구도 그것을 야당의 승리라고 말하지 않으리라.

그러므로 2차투표제가 없는 우리풍토에서 의석획득이라는 승리에 기여한 평민당의 인내심과 현실적 판단에는 일정한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더 큰 숙제를 안게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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