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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벗기”“여세활용”… 분주한 정가/4ㆍ3보선후의 각당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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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벗기”“여세활용”… 분주한 정가/4ㆍ3보선후의 각당 움직임

입력
1990.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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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뒤늦게 자성높여/패인분석ㆍ처방 3파시각차… 갈등증폭 여권/야 단일화 다시 관심사대두/평민 “이르다” 신중ㆍ민주선 논의활발 야권여야는 정치권을 강타한 4ㆍ3보궐선거의 충격을 벗어나거나 활용하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자당은 뚜렷한 자기성찰아래 자체개혁을 통해 민의에 순응하겠다는 자세이고 평민 민주 등 야권은 3당통합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이번 선거를 통해 입증되었다는 주장아래 대여공세를 강화할 태세이지만 야권통합에 대해서는 아직도 상당한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정치권이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여전히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정치권 전체의 반성도 다시한번 나오고 있다.

▷민자◁

○…보선패배의 충격에다 당내계보간 책임전가 공방으로 어수선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민자당은 6일 당직자회의를 열고 수습책을 논의하는등 신경을 곤두 세우는 모습이다.

민자당은 이날 당직자회의에서 『선거결과를 겸허히 수용,당을 조속히 정비하자』고 의견을 집약시켰으나 계보간 보선결과를 보는 시각차가 여전히 뚜렷해 상당기간 내부 불씨가 내연될 전망. 또 당지도부간에 패인진단과 처방에 인식차가 커 갈등소지마저 노정.

그러나 민자당은 일단 이번 보선패배의 원인을 거대여당이 가질 수 있는 「오만」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자성의 소리를 높이는 한편 이의 극복을 위해 당체질개선과 적극적인 개혁정책을 추진키로 의견을 집약해 가고 있다.

민자당은 특히 앞으로는 이번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패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있지만 패배의 수렁에서 벗어나자면 좀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같다.

민자당은 진천ㆍ음성지역의 패인을 ▲당력을 대구서갑에 집중한 나머지 상대적으로 안일하게 대처한 점 ▲박찬종의원 폭행사건을 과소평가한 데다 사건관련자를 엄정수사하지 않은 점 ▲농정실패 및 경제정책의 혼선 ▲지역감정을 안고 있는 진천군에 소홀히 대처한 점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자당은 특히 진천ㆍ음성지역에 중앙당차원의 여론 분석이나 현지 정세분석이 유권자들의 밑바닥 분위기를 읽지 못했을 뿐 아니라 지원팀도 빈약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대구서갑의 경우 국회의원을 동책으로 임명,활발한 측면지원을 한 데 반해 진천ㆍ음성지역은 중앙당당직자나 현지지원 본부에서 『땅짚고 헤엄치기의 형국인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주장하는 바람에 불과 충북 출신의원 7∼8명만 현지에서 활동한 것이 득표에 별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사후평가를 하고 있다.

대구서갑은 여권전체가 「사력」을 다해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7천여 표차로 문희갑후보가 신승을 거둔것은 정호용의원 후보사퇴 과정에서의 무리한 압력등이 유권자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게 가장 큰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민자당은 이날 당직자회의에서 「정치적 패배」의 공통적인 원인은 ▲거대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제심리 ▲3대계파 갈등이 당운영의 난맥상으로 투영된 부정적 시각 ▲3당통합이후 정국운영의 파행등 정계개편에 대한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민자당당직자들은 이처럼 패배를 자인하면서 『겸허한 자세로 민의를 받드는 정치를 펴나가야 한다』고 거듭 다짐하고 있어 당운영 및 정국운영방식이 종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와관련,휴일인 지난 5일 김영삼최고위원이 상도동자택으로 박준병사무총장과 김용환정책위의장을 불러 패인분석과 당면모쇄신책을 논의한 사실도 같은 맥락.

특히 김최고위원은 이자리에서 진천ㆍ음성지역에서 발생한 박찬종의원 폭행사건과 기자폭행사건 관련자를 엄벌하고 사건진상을 조속히 밝혀 줄 것을 정부측에 촉구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민자당은 야권이 요구하고 있는 4월 임시국회소집과 조기총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자당은 임시국회는 국회직개편후인 5월중 소집한다는 기존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조기총선은 현상황에서 고려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일각에선 인책론도 제기되고 있으나 당장 당직개편을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즉 61개 원외 지구당조직책 인선 및 당운영의 정상화가 시급한데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창당전당대회준비등 「집안 정리」문제가 화급하기 때문이다.

민정계는 이번 선거의 특수성을 일반화하는 데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민주ㆍ공화계는 향후 자신들의 입지를 겨냥,「보선 조직관리 및 공천결과」의 책임을 민정계측에 돌리면서 개혁노선 추구를 강도있게 주장하고 있다.

민주계는 『당이 개혁을 거부하는 데 대한 민심의 반발과 저항심리를 읽어야 한다』 『나눠먹기식 당직배분으로 3당통합의 명분이 약화되고 있다』고 민정계주도의 당운영을 비판하고 있다.

▷평민◁

○…평민당은 보궐선거 결과를 3당통합에 대한 민의의 확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대여공세에 연결시키려는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번 선거결과가 지니고 있는 또다른 측면인 야권통합의 당위성 확인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이다. 여기에는 평민당이 이유야 어디에 있든지간에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를 내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제3자적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일조를 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평민당은 6일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보궐선거이후의 정국대응방안을 논의했는데 여권에 대해서는 준열한 경고와 함께 조기총선과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는등 명쾌한 대응을 했지만 야권통합문제에 대해서는 예의 신중한 태도를 그대로 견지했다.

평민당은 야권통합에 대해서는 좀더 추이를 지켜본 뒤 이달 중순께 이를 본격 논의키로 했다.

평민당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이번 선거에서의 이변이 3당통합에 대한 국민적 저항의 표출이며 정치권에서 이를 수렴하는 길은 의원직 총사퇴를 통한 조기총선밖에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대중총재는 이날 의총인사말에서 『위기때마다 보여준 국민의 민주역량이 반민주적이고 비도덕적인 3당합당과 힘의 정치에 대한 분노로 나타났다』면서 『민자당은 끝까지 민의에 저항하다가 파멸을 맞느냐 아니면 이제라도 국민의 뜻에 복종해 나라와 자신을 구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권통합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부천 연설회에서 밝혔듯이 전당대회이후까지도 문호개방등을 통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고 전제한 뒤 『야권통합의 중요 상대인 민주당등의 태도를 지켜본 뒤 시간을 가지고 이 문제를 숙고하겠다』고 관망의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의총에 앞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도 조기총선실시와 임시국회 소집요구등은 쉽게 결정되었으나 야권통합문제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논의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평민당은 조기총선을 요구하면서 이를 지자제선거와 연계시키고 있다. 김총재는 부천 연설회에서도 이를 주장했는데 이날도 『새로운 총선거는 노력과 경비절감을 위해 지자제선거와 병행해 실시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평민당은 이제 지자제선거에 대한 약속이행을 전제로 노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의하는등 「대화의 문」을 열었기 때문에 여권이 보궐선거의 충격에서 깨어나면 영수회담을 비롯한 각종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음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화재개 의사표명에도 불구하고 평민당은 이번 선거결과가 여권의 정치일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본격적인 「대회전」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당내에는 벌써부터 여권이 개헌을 서두르려하고 있으며 가을에 가서는 정국이 본격적인 전운에 휩싸일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해 지고 있다.

▷민주◁

○…보궐선거가 민자­민주의 양당 대결구도로 얽혀 망외의 「보선특수」를 누렸던 민주당은 선거결과로 명실공히 「제3세력」의 자리를 굳혔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확장및 전국적 지지를 받는 야당의 재건을 위한 전략수립에 착수했으며 정국주도권을 겨냥한 정치공세를 한층 강화할 태세다.

이기택위원장이 민자당독주 견제를 기치로 내걸고 평민을 포함,민주세력이 참여하는 「범국민연대기구」 구성을 제의한 데 이어 6일 다시금 야권의 대동단결을 요구하고 나선것도 같은 맥락.

이번 승리로 평민 중심의 흡수통합론을 벗어날 수 있는 독자입지의 「물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보는 것이다.

김현규ㆍ조순형부위원장이 이위원장의 제의와 관련,『보선을 통해 국민들이 3당통합을 심판하면서 민주당을 거대여권에 맞설 야권의 새주자로 지목했다』고 진단한 것은 향후 민주당의 행로를 가늠케 해주는 대목. 특히 이위원장이 『평민과의 당대당통합도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 것은 절대적 원내세력의 열세를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표로 보완했다는 자신감을 깔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아울러 최근 흡수통합론과 관련,평민내에서 일고 있는 회의론을 자극,「제로베이스」에서 야권의 적자논쟁을 제기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과 달리 당내일부,특히 부산출신 의원들의 경우 평민당 재야인사들의 모임인 평민연이 50대50의 지분으로 입당했으나 3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는 현실을 지적,『당대당 통합이라해도 김대중총재의 2선후퇴가 전제되지 않으면 오히려 말려들 수밖에 없다』고 의문을 표시하고 있는 형편.

따라서 당내 상당수 인사들은 『야권통합론이 당분간 논쟁차원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론아래 야권의 각 세력이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역할을 분담,대여견제 과정에서의 신뢰와 이해를 구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라는 견해다.

또다른 측면은 이번 선거에서 얻은 표가 일차적으로 「반민자」에서 비롯된 반사적 이익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고 따라서 이를 절대적인 민주표밭으로 조직화할 수 있느냐의 여부 또한 숙제로 남아 있다.【이병규ㆍ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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