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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중단…박빙접전…진땀철야/대구서갑ㆍ진천­음성보선 투ㆍ개표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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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중단…박빙접전…진땀철야/대구서갑ㆍ진천­음성보선 투ㆍ개표 안팎

입력
1990.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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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후보,고향몰표 힘입어 중반역전/음성우세 민후보,진천열세 끝내 못벗어/선관위 운용미숙…개표 예정보다 늦어져/사전계몽불구 「정호용투표」로 무효 많아○…후보사퇴와 폭력사태등 과열ㆍ타락상으로 보궐선거 이상의 국민적 관심을 증폭시켜온 대구서갑과 충북 진천ㆍ음성선거는 뚜껑이 열리자 또 한번의 놀라움을 주었다.

대구에서는 개표가 중단되고 진천ㆍ음성에서는 압도적 승리를 장담하던 민자당의 민태구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민주당(가칭)허탁후보의 끈질긴 추적을 받아 막바지까지 시소게임을 벌였기 때문.

민후보는 자신의 강세지역인 음성에서 허후보를 뚜렷이 따돌리지 못한채 진천에서 열세마저 보여 예측불허의 양상을 속출.

그러나 이번 선거는 정치권의 과열현상과는 달리 투표율이 지난 4ㆍ26총선때보다 7∼13%이상 떨어져 유권자들의 냉담한 반응과 함게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이 깊어져가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후보들은 투표함 하나하나가 열릴 때마다 희비쌍곡선의 반응을 보였으나 지난해의 동해선거와 마찬가지로 당선자는 있으나 얼룩진 과열선거때문에 개운한 뒷맛을 남기지 못했다.

18일간의 열전을 마감한 개표결과는 초반에 개표수가 적을 때는 가벼운 긴장감마저 감돌았으나 밤이 깊어가자 선거후의 정국상황에 오히려 관심이 집중.

이는 이번의 보궐선거가 어느 선거보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

특히 대구서갑의 경우 후보를 사퇴한 정호용씨가 외유에 나서야만 했고 선관위의 끈질긴 계몽에도 불구,정씨에게 투표한 무효표가 많아 이번 선거의 파행적 측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진천ㆍ음성◁

○…진천ㆍ음성의 개표결과는 이날밤 초반전부터 당초 민태구후보(민자)가 압승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가칭)의 허탁후보가 의외로 강세를 보이면서 4일 새벽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는 대접전을 연출.

특히 자정이 가까워지자 두 사람의 표차가 1백표 미만의 박빙의 차이를 보여 손에 땀을 쥐게 했는데 자정조금 넘어서는 16표라는 간발의 차이를 보여 대접전양상은 절정에 도달했으며 그후로는 오히려 허후보가 리드하는 양상을 연출.

이날 하오8시10분 음성군청회의실에서 시작한 음성쪽 개표상황은 순조로운 분위기에서 전반적으로 민후보가 리드했으나 민후보의 열세지역인 진천의 개표결과는 허후보가 시종 앞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민자당 당원들과 소속의원들은 긴장감과 실망감이 만연.

진천지역은 지난 13대 총선 당시에도 당선자인 민정당의 김완태후보가 8천5백71표를 얻은 데 반해 차점자인 공화당의 이재철후보가 1만6천4백14표를 기록함으로써 여당후보가 고전했던 곳.

이날밤 10시30분 현재 민후보는 이 지역에서 7백95표를 득표한 데 반해 허후보는 1천63표를 얻었다.

이어 4일자정까지도 이 지역에선 허후보가 민후보를 5백∼1천여표차로 앞서 진천ㆍ음성지역 보궐선거에서 허후보가 낙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한때 나오기도.

그러나 음성지역에선 이미 예상했던 대로 민후보가 허후보를 개표초반부터 1천여표차로 리드를 함으로써 진천지역에서의 열세를 만회하며 다소간의 여유를 되찾았다.

그러나 이날 밤 11시가 되자 민후보가 8천1백65표를,허후보가 8천5백68표를 얻어 처음으로 허후보가 역전을 하기 시작.

이어 허후보의 고향인 음성의 생극면 제1투표소의 투표함을 열자 민후보가 2백61표를 얻은데 반해 허후보가 1천2백5표를 득표,총득표수는 민후보가 9천6백71표를,허후보가 9천6백23표로 득표차는 불과 48표 차로 접근해 긴박감은 갈수록 고조.

4일자정이 지나면서부터 진천지역 개표결과는 허후보가 민후보를 여유있게 1천여표 차로 따돌려 진천과 음성을 합한 개표결과는 계속해 한치앞을 못내다볼 상태.

○…진천군 개표는 민후보와 허후보 사이에 시소게임이 벌어지는 가운데 허후보가 계속 앞서가는 양상을 보여 시종 긴박한 분위기.

개표시작 직후 열린 부재자함에서 허후보표가 6백46표로 민후보보다 60여표가량 앞서자 민자당 당원들은 의외라는 듯 굳은 표정을 지었고 허후보측은 만약의 「이변」을 기대하며 상기된 표정들.

특히 허후보 진영중 젊은 지지자들은 전화를 통해 지구당으로 『한번 기대해보라』는 전갈을 보내는등 들뜨기 시작.

이어 문백 3투표함에서도 허후보가 리드해 나가자 개표현장에 있던 김광일의원은 『양반의 고장 충청에서 민주계의 횃불이 켜지기 시작했다』며 기염을 토했고 민자당의 정종택의원은 『좀더 기다리면 곧 바뀔 것』이라고 대응.

이러한 허후보의 우세가 계속되다 진천읍 5ㆍ6투표구에서 민후보가 약간씩 많은 표를 얻어 11시께 가서는 표차가 4백표로 줄어들자 양진영의 분위기가 엇바뀌는 모습. 이에 대해 허후보 진영은 『진천읍 5ㆍ6투표구는 전형적인 여권지역』이라며 애써 과소평가했으며 민후보측은 지구당등과 연락을 취하면서 음성개표상황과 취합하는등 분주.

개표현장의 민주당 사령탑격인 김광일의원은 『이정도 접전이면 승패와 관계없이 우리의 승리』라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음성에서 다소 뒤질걸 감안하면 여기서 압승해놓아야 하는데…』라고 안타까운 표정.

반면 민자당 당원들은 표차가 조금이라도 좁혀지면 즉각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반색했으나 계속되는 접전에 잔뜩 긴장된 모습들.

○…진천군 개표소에서는 선관위원및 개표종사자들의 개표운영미숙으로 인한 거북이걸음으로 진천군 선관위 투표함 도착후 접수절차를 거치는데만 3시간여를 소비했는가 하면 하오 9시10분 개표가 시작된 이후 문백면 제4투표함과 부재자투표용지를 검산 정리하는데만도 2시간여나 소비돼 빈축.

처음 개함한 문백제4투표구 투표함과 부재자투표함의 개함결과 당초 예상을 뒤엎고 무소속의 허탁후보가 6백46대 5백74표로 민자당의 민태구후보를 앞지른 데 이어 민백 제3투표구에서도 4백13대 2백25표로 역시 허후보가 앞서자 허후보 참관인및 관람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한 반면 민후보측은 사색.

더구나 문백면 지역은 그동안 민자당측이 강세를 장담해왔던 지역이어서 민자당 참관인들의 얼굴은 창백할 정도였는데 일부 허탁후보 참관인들은 음성지역의 초반개표상황도 백중세여서 허후보의 승리를 성급하게 예측하기도.

제일 먼저 집계가 완료된 음성읍 제1투표구에서 이 지역이 민후보의 표밭임에도 불구,1천7백9표대 1천3백55표로 표차이가 불과 4백여표정도밖에 나지않자 성급하게 압승을 장담했던 신경식의원을 비롯,민자당측 참관인은 긴장된 표정으로 외부와 연락을 취하는 모습.

이와관련 이날 밤 11시께에는 음성군 선관위가 잠정발표했던 득표수를 고치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음성 부재자투표에서 무효표중 1백99표가 민후보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한때 소란. 이 해프닝은 민주측이 강력항의 했으나 확인결과 계산착오로 판정돼 일단락.

▷대구서갑◁

○…투표함 도착과 검인지연및 각 후보진영의 신경전으로 밤8시45분께 간신히 개표가 시작된후 순조롭게 진행되던 대구서갑선거는 밤11시55분께 민주당 백승홍후보의 표가 민자당의 문희갑후보 표로 처리된 1백장의 투표지뭉치가 발견돼 야측 참관인들및 관람객들이 『원천적 부정선거』라며 개표중단을 요구해 개표작업이 중단.

문제의 투표지뭉치는 겉장에 문후보표가 1장 있을뿐 나머지 99표는 모두 백후보 표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뭉치가 검산부를 거쳐 통계부로 넘어가기 직전에 발견됨으로써 문제가 더욱 악화돼.

백후보 지지자들은 『3ㆍ15부정선거를 능가하는 집권말기적증세를 그대로 보여줬다』며 이를 조직적인 부정선거로 몰아부치면서 개표를 중단하고 진상을 밝히라고 흥분.

또 이 소식을 들은 백후보도 개표장으로 급히 달려와 선관위원장등을 겨냥,『이따위로 할 수 있느냐』『개표를 진행 못한다』고 고함쳤고 백후보 지지자들은 개표장 옆 관람석에서 일어나 욕설과 고함으로 『개표를 처음부터 새로 하라』고 요구.

이에 우의형위원장은 계속 자제를 당부하며 사건경위를 차분히 밝히자고 설득했으나 이미 흥분한 백후보진영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어서 25%의 개표가 진행된 상태에서 새벽2시까지 개표가 중단.

○…이날 하오 8시45분께 부재자투표함과 내당1동 1투표함을 섞어 개표한결과 3대2정도로 문후보가 백후보를 앞서자 문후보진영은 예상했던 바라며 득의만면한 표정이었고 내당1동 1투표함 결과도 마찬가지여서 표차를 더욱 늘리게 되자 안도하는 모습.

그러나 3번째로 개함한 평리2동 2투표함에서 백후보가 오히려 1백60표가량 앞서자 백후보진영에선 환성을 질렀고 문후보진영은 다소 침울해하면서도 『본래 백후보의 표밭이 아니냐』며 자위.

또한 개표장 주변에선 이를 두고 『이변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며 투표결과를 종잡을 수 없다는 의견도 분분했는데 이후 개표된 3개의 함에서 문후보 표가 백후보 보다 2배이상 앞지르자 사실상 문후보의 승리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대세.

한편 개표초 백후보참관인들이 투표용지 4개가 함께 끼어있는 것을 발견,부정선거라며 선관위측에 개표중단을 요구해 한동안 이를 확인하는등 소동을 벌였는데 4개의 투표용지를 펴본 결과 문후보 2표,백후보 2표의 결과로 나오자 머쓱한 표정.

반면 당초 예상대로 무효표가 5%를 넘는 추세가 계속돼 기표란중 정씨 이름에 기표한 사표가 적지 않음을 보여줬으며 문후보쪽에 기표한 일부 투표용지엔 「전세값을 내려달라」는 문구가 쓰인것도 발견돼 관심.【대구ㆍ진천­음성=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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