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장의 양털깎이 청년이 빈손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각고끝에 기업을 일으켜 세계적 부호가 되었다. 한국과 일본 두나라에 30여개의 기업군을 거느린 부동산 재벌 롯데그룹의 총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88년 미국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했던 세계의 부호중 개인재산 80억달러(5조6천억원)로 세계 4위를 차지,화제가 됐던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하다.당시 그총수의 남다른 경영술을 나타내는 풀이중에서는 「기업은 곧 예술」이라느니 「완벽주의자」라는 표현마저 있었다. 특히 해외동포로 나라밖에서 벌어들인 큰 재산을 성공적으로 들여와 고국에 기여했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주목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고국에서 벌이는 사업도 그 아이디어ㆍ규모ㆍ경영술이 당시의 업계 수준을 한발 앞지르는 것이어서 성공에 성공을 거듭했다. 호텔과 백화점,식품 제과,부동산등 손대는 것마다 떼돈벌이의 호황이었던 것이다.
부동산재벌인 그 그룹이 최근들어 또 다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한게 한국의 디즈니랜드 건설을 표방하는 대규모 놀이업계의 진출이었다. 잠실에 연건평 2만평의 세계최대 실내공원인 롯데월드를 첨단기술을 들여와 건설하면서 화제가 꼬리를 물었고 아울러 말썽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백화점자리를 사들일때의 헐값 특혜시비와 잠실땅도 마찬가지였다는 등의 구설이 한동안 국회에서도 오르내렸던 것이다.
롯데월드건설때는 번잡한 대규모놀이 시설을 한적한 교외가 아니라 하필이면 강남 제2의 도심인 잠실 주거밀집지역에 허가해준 서울시 당국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일었고,인근 주민들과의 환경권시비도 끝없이 계속됐다. 완공된 뒤에는 잠실지역일대에 대한 엄청난 교통혼잡 유발과 환경파괴 시비가 지금도 끊이지 않고있다. 그래서 그곳 주변은 웬만한 자가용 운전자에게는 통행금기지역이라는 달갑지 않는 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롯데그룹이 월드에 이어 또다시 완공해 찬탄과 비난을 아울러 받고 있는게 지난달 24일 문을 연 매직 아일랜드이다. 시유지인데다 시민들이 공유하고 즐기는 시민공원이자 인공호수인 석촌호 호상에 4백억원을 들여 5천7백여평 크기의 수상첨단 놀이시설을 만든 것이다. 이 시설에 대한 찬탄은 디즈니랜드에 못지 않다는 것 때문이고 비난은 서울시의 계속되는 특혜 의혹과 경영측의 턱없는 별도 입장료 징수와 멋대로의 입장제한ㆍ휴장등 횡포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서울시는 시민공유의 호수에 대한 놀이시설 건설과 가사용 승인,위탁관리 승인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하는 호의를 베풀고도 되레 빰을 맞은꼴이 됐다고 한다. 못받게 돼있던 입장료를 받는걸 시정지시하면서 허가취소를 경고했지만 업자측의 반응은 화풀이라도 하는듯 혼잡을 이유로한 출입제한과 휴장 결정이었던 것이다.
복잡한 도심에 자리잡은 인공호수는 자연에의 갈증을 풀어주는 시민들의 숨구멍과도 같은 소중한 존재이다. 시민공유의 그곳을 특정재벌이 좌지우지하게 멋모르고 맡겨버린 시당국의 단견이 참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세계적 부호인 창업총수의 「기업은 예술」이라는 완벽주의 정신이 살아있어 제대로 그룹전체에 스며져 있었던들 이같은 말썽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아울러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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