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백만원 보증금내고 입사/월급없이 갈취한돈 회사와 분배/떼지어다니며 정보교환ㆍ코스별로 순회범행 새양상검찰이 3일 구속한 사이비기자 21명은 「기자를 사칭한 공갈배들」이었다. 이들 21명중 19명은 사기ㆍ공갈등의 전과기록이 있었으며 2명만이 대졸학력을 가졌을뿐 모두가 중졸내지는 고졸자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사이비언론사에 최고 1천5백만원까지의 보증금을 내고 입사,월급도 없이 광고료나 신문구독료를 받아 회사측과 3대7정도로 나누거나 비리업체등을 상대로 각종 협박을 일삼으며 돈을 뜯어왔다.
특히 이번 수사결과는 지난해 2월의 사이비기자 일제 단속때와는 또 다르게 영세화,집단화되고 파렴치화된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었다. 사이비기자들은 일정한 모임을 통해 각자 「취재」한 업체들의 정보를 교환하고 떼로 몰려다니며 차례로 돈을 뜬는 수법까지 써왔다. 이같은 사실은 검찰이 압수한 이른바 「마와리(순회)코스」가 잘 말해준다.
가령 A코스는 파주ㆍ문산ㆍ고양군방면으로 「신성레미콘공장→고곡한의원→무궁화아파트현장소장→적성골재→동두천일대피혁공장→수색멕기(도금)공장→능곡후생한의원→적성돌산등의 순으로 정기적으로 돌며 돈을 뜯어왔다.
또 구속된 내외타임즈취재부장 김승동씨(44ㆍ전과8범)는 시멘트하치장에서 먼지와 소음이 많이나는 사실을 보도하겠다고 위협,3백50만원을 뜯어냈고 부녀자들에게 접근,화보에 실어주겠다고 유인해 나체사진을 찍은뒤 겁탈했으며 히로뽕까지 복용했다.
경기 가평군에서 무면허로 한의사업을 하는 김모씨(68)는 이같은 사이비기자가 무려 73명이나 차례대로 찾아와 한번에 2만여원씩 뜯겼다. 사이비기자들이 이처럼 설치고 다닌 배경에는 이들의 미끼가된 업체ㆍ공무원들에게 하나같이 구린데가 있었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피해업체의 유형은 ▲매연ㆍ폐수등 공해배출업소 1백여곳 ▲불법영업ㆍ소방시설 미비등의 유흥업소 50여곳 ▲인허가상 비리를 저지른 건축물등 50여곳 ▲무면허 의료업소 20여곳 ▲뇌물수수등 비리를 저지르는 학교 30여곳등으로 피해업체ㆍ업자들만해도 사법기관이 오랜시일을 두고 수사해도 모자랄 정도이다.
검찰은 최근 사회의 전반적 민주화추세와 함께 신문ㆍ잡지등의 발행이 자유로워지자 이틈을 타고 사이비언론사와 공갈기자들이 언론계의 풍토를 어지럽히는 사례가 늘어난다고 판단,수사에 착수했었다.
검찰집계에 의하면 신문ㆍ잡지의 발행이 허가제였던 88년까지는 전국에 일간지 30개,주간지 2백26개,월간지 1천2백98개이던 것이 신고제로 바뀌고 난뒤 지난해말 현재 각각 70개,8백19개,2천1백37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업체나 공무원스스로가 비리를 없애고 건전한 사회풍토가 조성되지 않는 한 사이비기자들은 계속 「사회의 기생충」으로 양산될것 같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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