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가 가전ㆍ자동차까지 일에 시장뺏겨국제외환시장에서 급작스럽게 몰아닥친 엔저파동이 국내수출업계에도 갈수록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섬에 따라 모처럼 수출회복을 기대했던 국내업체들은 일본 엔화가 미달러화에대해 원화보다 훨씬큰폭으로 절하되는 바람에 일본 상품과의 경쟁력이 종전보다도 도리어 더 떨어져 막상 원절하의 수출확대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미달러화에 대한 원절하만 이뤄지면 수출에서 뭔가 달라지겠지 하던 기대가 엔화초약세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산산조각나고 있는 형상이다.
올들어 내리 석달째 큰폭의 무역적자를 기록하는등 국제수지에도 큰부담이 되고 있다. 수출은 지난 1ㆍ2월에 이어 3월에도 5억달러 이상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가전제품과 자동차등 일본 상품과의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들이 국제적 엔저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다.
원화는 미달러화에 대해 2일 현재 달러당 7백2원10전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년말보다 3.2%가 절하된 수치. 원화는 특히 시장평균환율제가 시행된 지난 3월이후 절하추세를 더욱 뚜렷이 보여 국내 수출업계에 다소간의 기대감을 안겼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해 11월이후 약세흐름을 보이던 엔화가 국제시장에서 지난 2월중순 이후 더욱 절하추세를 가속화시켜 지난3월말엔 달러당 1백50엔을 돌파하더니 2일 현재는 달러당 1백58엔을 기록했다. 전년말보다 무려 9.27%나 절하됐으므로 원화절하폭보다 3배 가까이 되는 셈이다.
이러니 원절하로 인해 국내업체들이 수출상품의 가격인하등으로 다소 수출경쟁력을 회복해 놓는다 하더라도 일본 상품들이 그보다 3배는 더 강하게 경쟁력을 다시 찾아 결과적으로는 우리 상품의 경쟁력이 전보다 악화되고 마는 실정이다.
2일의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1백엔당 4백39원36전으로 4백40원대가 무너지며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전년말 대비 절상률은 7.4%에 이른다. 이는 원화가 미달러화에 대해 엔화보다 적게 절하되는 한 어쩔수 없이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이지만 이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조금씩 늘려가던 일본지역 수출에서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일본 수출상사들은 최근의 엔저를 최대한 활용,상품경쟁력에 즉각 반영시키고 있다.
가전제품의 경우엔 과거 엔고시절에 가격경쟁력(특히 한국 상품과의)을 잃는 바람에 팔리지 않았던 중급의 재고들을 미국이나 동남아시장에 다시금 매우 낮은 가격으로 출하,국내업체들의 설 자리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엔고땐 고급제품은 일본 상품이 차지하고 중급은 한국제품이 대부분을 점유했으나 최근 일본 중급제품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시장에서의 자동차도 가격경쟁력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최근 소형차의 경우 국산차와 일본차간의 경우 국산차와 일본차간의 가격차이는 2천달러가량 일본차가 높은 정도.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얼마전부터 차를 구입하는 즉시 1천∼1천5백달러를 현금리베이트로 구입자에게 주어왔는데 앞으로는 아예60개월 할부구입시 이자없이 원금만을 받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때문에 실제가격경쟁력은 어느쪽이 높다고 판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 되고 있다.
급작스런 엔저의 이유는 해외투자를 위한 일본내에서의 달러 매입 열기,양국간 3%를 넘는 금리차등 다양하게 분석되고 있으며 엔저가 어느기간까지 끌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오는 7일 파리에서 열리는 G7(선진7개국)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담이 고비가 될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엔저가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경우 국내업체들은 엔고시절 가만히 앉아서 챙겼던 득을 고스란히 토해 놓아야할 처지에 놓여있는 것이다.【홍선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