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통한 정국운영”…대여투쟁 화전양면 시사/“지방색타파·지자제실시에 정치생명 걸겠다”눈길평민당의 김대중총재가 1일 장외투쟁의 출정식격인 부천옥외집회에서 지자제에 대한 노대통령의 약속이행을 조건으로 영수회담을 제의한 것은 대여투쟁방향이 화전양면을 지녔음을 보여주고 있다.
평민당의 장외투쟁이 강경일변도의 옥외집회를 지향하고 복합적 형태를 띨 것임을 1천만명 서명운동의 시작때부터 예견돼왔지만 이날 재확인된 셈.
실제 그동안 은밀한 막후대화채널을 통해 영수회담등의 대화재개문제가 논의되어 온 것도 사실이어서 대구보궐선거등의 정치행사가 끝나면 영수회담등의 여야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게하고 있다.
평민당의 좀더 구체적인 정국운영방안은 곧 있게 될 김총재의 기자회견과 앞으로 계속될 대중연설등을 통해 보다 구체화되겠지만 부천대회의 분위기를 보면 화전양면에 상당한 신축성이 실려있는 것같다.
김총재가 이날 연설에서 3당통합에 대한 비난과 함께 가장 비중을 둔 대목은 지자제에 대한 약속,즉 상반기중 지방의회선거실시와 정당추천제보장등을 이행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평민당과 김총재의 주장이 3당통합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지사에 대한 비난보다는 앞으로의 정국운영을 노리는 전향적 형태를 보이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 김총재는 『평민당은 모든 양보끝에 얻어낸 지방자치제의 실시와 정당추천제를 민자당이 배신한데 대해 한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지자제를 안한다면 92년 총선은 이미 그 결과가 정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총재가 이날 연설에서 강도높게 주장한 대목중의 하나는 지방색타파문제. 김총재는 『정치생명과 장래의 모든 것을 걸고 지자제와 더불어 지방색타파를 위해 헌신하겠다』면서 『지방색타파는 이제 정권을 가진자들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으며 국민의 힘에 의해 이를 해결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평민당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장외의 열기를 정국운영에 적극 활용할것으로 보여 「봄정국」에서의 활발한 정국운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오3시50분께 청중들의 환호속에 등단한 김총재는 『민의를 배신한 3당통합으로 6·29와 4·26의 승리가 사라졌지만 민주화열기가 가득찬 여러분이 있는 한 평민당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운을 뗀뒤 『1천만명서명운동에 한명도 빠지지않고 전국민이 참여해 민자당에 본때를 보여주자』고 강조.
김총재는 이어 1시간여에 걸친 연설에서 『일부 과격한 사람들이 불필요한 폭력을 사용해 정권에 탄압의 빌미를 주고있다』고 지적한 뒤 『전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3당통합반대운동을 펴나가려면 비폭력 평화투쟁으로 나아가야한다』고 당부.
김총재는 3당통합 과정을 예시하면서 『과거 유신과 5공치하에서 권세를 누리던 자들이 민주주의 앞에서 위협을 받으니까 자신들의 기득권을 되찾자는 목적에서 3당통합을 감행한 것』이라고 비난한 뒤 『특히 재벌들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자신들의 이익이 위협받고 있는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
김총재는 종전의 시국강연회에서는 큰 비중을 두지않던 지역차별문제에 언급,『지방차별에서 오는 지역감정의 심화는 박정희정권이래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사로잡힌 망국의 병이 되고 말았다』고 상기시킨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민주화도 통일도 논의할 자격이 없다』며 구국차원에서의 의지를 강조.
한편 신순범사무총장은 찬조연설에서 『사쿠라꽃은 봄에만 피는게 아니라 영하15도 눈속에서도 피는 것을 3당통합으로 알게 되었다』고 비난.
○…이날 대회장에는 스탠드와 운동장을 거의 메운 수만 청중들로 열기가 가득.
시민운동장주변에는 「국민주권 다시찾아 민생문제 해결하자」「야합으로 뺏긴 주권 서명으로 쟁취하자」는 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대회장입구에서 「야합반대 민생안정」등의 어깨띠를 두른 당원들이 청중들로부터 즉석에서 서명을 받기도.
평민당은 이날 소속의원,중앙당당직자등 3백여명을 대회장에 총동원하는 한편 대회시작 전에는 풍악놀이로 흥을 돋우기도.
김총재는 하오 5시께 1시간10여분간에 걸친 연설을 마친뒤 소속의원들을 소개하고 곧바로 상경.【부천=장현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