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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운동과 야권의 변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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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운동과 야권의 변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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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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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통합이후 국민들은 거대여당인 민자당못지않게 야권의 모습에 관심을 쏟았었다. 특히 평민당이 어떻게 탈바꿈하며 어떻게 야권을 이끌고 나갈 것인가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그러나 두달이 지난 지금까지 분노를 폭발하는 이상의 별다른 변화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인상인 것같다.평민당은 의원직사퇴­국회해산후 총선거실시로 3당통합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구하고 지방자치제실시와 경제·치안등 민생문제해결의 3대목표를 내세워 1천만명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와함께 평민당은 어제 부천시의 옥외집회를 스타트로 전국각지에서 옥내외집회를 통해 정부여당을 비판,공격할 계획인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야당이 정부여당의 시정전반을 다각도로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들의 구상과 대안을 국민에게 수시로 알리고 동의와 지지를 구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과 공격등의 활동을 전개하는데는 반드시 시기선택과 방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해 평민당의 서명운동과 전국적인 옥내외연설회등이 과연 이 시점에서 가장 적절한 활동인가 하는데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다수국민들이 정치가 거리로 뛰쳐나오는 가두정치·장외정치를 달가워하지 않고있음은 잘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자칫 무질서와 정치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불안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상황은 지난날과 다르듯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도 역시 다르다. 합법과 질서속에서의 논리적이고 생산적인 대안관철활동을 기대하는 것이다. 정치권은 이처럼 높아진 국민의 의식수준에 걸맞는 활동을 벌여야한다. 평민당이 3당통합을 부당한 결정으로 단정하고 이를 백지화시켜야한다는 주장과 행동방안은 얼마든지 가질 수 있지만 방법면에서 보다 국민의 기대에 맞게 설득력있게 펼치는 것이 현명하다 하겠다.

물론 평민당이 이번 대정부여당공세에 있어 당초 요란하게하려던 계획을 크게 수정,자제를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옥외집회만 하기로 했던것을 혹시나 과열분위기를 우려하여,옥내쪽에 비중을 두는 한편 재야와도 일정한 선을 그은 것은 책임있는 야당의 자세로 어느정도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대국민호소도 좋으나 아직 변신의 여건이 갖춰지지못했다면 보다 내용있는 정치투쟁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5월까지 기다릴 것없이 민주당과 협력,4월 국회를 여는 노력을 보이는게 중요하다. 지자제,경기침체,전·월세값상승,치안부실등 민생문제도 경제·내무등 국회관계 상임위를 잇달아 열어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따지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보다 생산적인 정치가 될것은 말할 것이 없다.

이런점에서 김대중총재가 부천집회에서 노태우대통령과 면담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것은 경색된 정국을 바로잡고 정치를 정상화시킨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 청와대 회담성사에는 작년 지방자치제실시에 관한 여야합의가 준수·보장돼야한다는 전제를 붙이기는 했으나 대화는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 침체된 경제와 민생문제등 당면 현안이 산적한데 언제까지 여야가 등을 돌릴수는 없는 것이다.

어쨌든 정계개편이 그야말로 혁명적이고 싫건좋건 현실화된 여건이됐다면 평민당도 이에맞서 획기적으로 발상전환적인 체질개선ㆍ변신등 혁명적인 대응을 해야한다는게 많은 국민들의 바람이었다.

정치가 변화하는 상황을 요리하고 또 대응하는 것이라면 상황이 변화했는데도 구태로 일관할 때에는 정당으로서의 기능도 약화되고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기 십상이다.

평민당은 우선 국민에게 호남당­지역당이 아닌 전국적인 정당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과감한 물갈이를 하는게 시급하다.

그와함께 현재 김대중총재의 단일지도체제를 명실상부한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한다. 부총재 2∼3명을 외부인사에게 할애했다고 집단체제가 아니다. 주식을 공개하듯 당권을 공유분점하여 공동운영 할 수 있게 해야한다. 이점 무엇보다 김총재의 결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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