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학교수의 봉변/자가운전학생과 시비(등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학교수의 봉변/자가운전학생과 시비(등대)

입력
1990.04.01 00:00
0 0

서울대 홍모교수(40)는 지난29일 동료교수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승용차를 몰고 학교밖으로 나가다 기가막힌 일을 당했다.언덕을 내려가 정문쪽으로 좌회전을 하려는순간 다른 승용차 1대가 쏜살같이 달려오는 바람에 서로 급브레이크를 밟아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면했다. 홍교수는 이때 그 차의 운전석의 운전자가 교내에서 과속을 한것을 사과해올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차밖으로 나온 청년은 오히려 「직진차량에 우선권이 있는데 무작정 차를 돌려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소리쳤다.

홍교수는 어이가 없었지만 다른 학생들의 이목도 있고해서 차에서 내려 신분을 밝힌뒤「없었던 일로 하자」고 설득했다.

그런데도 그청년은 모학과 3학년이라고 당당하게 밝히면서 「교수님차만보면 무조건 비키라는 말이냐」「지금은 교수대 학생이 아니라 같은 운전자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옳고 그른것을 가리자는것」이라며 막무가내로 기세를 올렸다.

끝까지 교수의 사과를 받아내야 하겠다는 태도에 화가난 홍교수는 뺨이라도 갈겨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주위에 모여든 학생들은 가만히 구경만하고 있었고 동료교수들도 함께 분개했지만 어떻게 해볼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홍교수는 결국 그학생을 타일러 보냈지만 끝까지 시비를 가리겠다며 당돌하게 부릅뜬 눈이 뇌리를 떠나지않아 하루종일 기분이 나빴다.

홍교수는 요즘 학생들의 승용차가 늘어나 조금만 늦게 출근하면 차댈 곳이 없고 승용차소음때문에 연구에 방해를 받는 등 불편을 겪으면서도「그래도 우리 학교는 다른 대학보다 나은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다른 교수들과 얘기를 해보니 홍교수의 봉변은 그래도 나은편이었다. 교수인 줄 뻔히 알면서도「아저씨」라고 부르며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학생도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캠퍼스에서 얼마나 더 기가 막히는 일이생길까 하는생각이 홍교수를 더욱 기가 막히게했다.【유성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