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무드로 정치입지는 강화/민정계의 유·무형견제로 곤혹/최근 JP와 관계도 소원…행동절제 눈에 띄어소련방문후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의 정치적행보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있다. 고르바초프와의 전격회동등 크렘린궁의 「대한벽」을 허물어 그의 북방카드가 명실상부함을 과시했지만,방소단의 활동과정에서 박철언정무1장관과의 대소접촉 시각차가 국내에서 「공다툼」으로 증폭되는 비근한 사례를 볼 때 그를 둘러싼 정치상황이 북방카드의 효험을 자랑만 할수 없는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비판만 하고 큰 책임이 수반되지 않던 야당총재와는 다른 여권내의 위상,또 하나의 야당세를 업고 참여한 김종필최고위원과의 미묘해지고 있는 관계,그가 바라는 차기집권도전자로서 쌓아야하는 덕목등 어느것 하나도 그가 쥔 북방카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김최고위원측이 나름대로 북방외교에 눈을 돌려 대소접촉을 시작한 것은 국민적공감대를 형성하고있는 북방문제에 참여함으로써 정치적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점은 김최고위원측근들도 굳이 숨기려하지 않고 있다. 90년대 예상되는 남북한 문제의 변화는 집권의지를 갖고있는 정치인에게는 준비해야될 일이라고 보고 소련내의 인맥을 찾아 김최고위원특유의 「인파이트」전술을 썼고,고르바초프의 측근인 프리마고프와 줄을 대는 성과를 올렸다.
김최고위원은 2차방소의 정치적 효과를 올리기 위해 방소단을 정치적으로 구성했다. 범계보적인 대규모 인적구성도 그렇지만 정부의 북방채널을 독점하고 있는 박정무장관을 노태우대통령에게 요청,자신의 주도를 시도했다. 그 이유는 자신으 대소채널을 이용해 수교의 정치적 무드를 살리고,노태우고르바초프회담등 노대통령의 업적을 보강해 준다면 소위 「누이좋고 매부좋은」멋있는 성과가 될 것으로 생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같은 김최고위원의 기본입장은 살아있지만 전체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결과는 김최고위원과 박장관의 「공다툼」으로 국민에 비쳐진게 사실이다.
김최고위원측은 방소기간중 국내보도에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일본에 도착하고보니 방소성과보다 「김·박알력」에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는데 적이 당황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계는 박장관에 대해 섭섭하고 불쾌해 하는 것같다. 방소단의 2인자로 생각했는데 박장관은 오리혀 독자노선을 고수했던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계보로 이루어진 민자당내 역학관계를 생각할때 마구 입방아를 찧을수도 없는 것이 김최고위원과 민주계의 입장이다. 그런가 하면 계보내의 반발도 잠재워야 할판. 따라서 황병태의원이 31일 김동영총무를 장시간 만난 것이나 박장관과 접촉한 것도 냉기류를 풀려는 노력의 하나지만 앙금이 완전히 용해될지는 의문이다.
김최고위원은 소련방문에서 드러났듯이 솔직한 일면이 있는반면 절제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뉴스를 만들어 내지않고는 못배기는 성격이다. 그러나 여권에 들어온후 눈에 띄게 달라지면서 절제의 자세를 보였다는게 주위의 평이기도 하다. 즉 측근들은 김최고위원이 최근 권력의 속성을 체험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김최고위원의 뜻대로 안되는 일이지만 여권내의 무언의 압력에 그냥 밀려 흘러가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다. 좋은 예가 지난 임시국회에서 국군조직법 개정안처리로 김최고위원은 측근들에게 『민자당이 힘이 생겼다고 첫 임시국회에서 쓰는것은 이롭지 않다』고 밝혔으면서도 그답지않게 표현을 절제하고 여권전체의 흐름에 실어내버리는 인상을 주었다.
당직인선등에서는 그가 당당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인상이나 당의 운영방향이나 특히 정책결정과정에서는 그가 힘의 한계를 느끼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소야대의 4당체제에서보다는 권력에 훨씬 접근해있지만,그만큼 그에 대한 유·무형의 견제력이 작용하는 것을 그나 측근들은 느끼고 있는 것이다.
김최고위원의 절제적 행동은 노대통령의 심기에 매우 신경을 쓰는 반증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방소에 앞서 김최고위원이 정호용후보에 대한 논평등은 과거 야당총재의 입장과 견주어 볼때는 지나친 자세전환으로 민주계의원들조차 당황케 했다. 북방문제를 놓고 박장관과의 미묘한 관계와 상관없이 「노김밀착」을 설명해주는 대목으로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이같은 권력핵심부와의 관계와는 반대쪽으로,김종필최고위원과의 관계도 그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정계개편과 골프회동을 통해 「우정과 소신」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협력관계를 과시했지만 3당합당이후 내부적으로는 모르되 외형상은 눈에 띄게 소원해지는게 분명하다. 김종필위원측근들은 이같은 김영삼위원측의 행보를 차기집권을 겨냥,새로 부상하는 민정계 신주류와의 유대를 모색하는 것으로 일단 방관하는 것같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김영삼최고위원은 공화계의 눈치를 보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의 협력을 필요로할뿐 아니라 조직확대등에서 다수파인 민정계를 견제할 때는 긴요한 동반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영삼최고위원은 자신도 변화하고 싶어하지만 그의 능력에 부치는 변화를 요구받고있는 인상도 있다. 그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여권내에서의 개혁의지 실현과 여권내에서 요구하는 여당체질화의 압박에 놓여있는 것이다.<김수종기자>김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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