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가동률 83%/24개월만에 최고 국내 기계수주 50%늘어지난해 이후 줄곧 부진했던 산업생산과 민간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고 설비투자증가도 정부의 잇단 부양조치에 자극된 측면이 적지않아 아직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31일 경제기획원조사통계국이 발표한 2월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는 전달보다 1.0%,2∼3개월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는 1.3%씩 오랜만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따라 계절요인을 제한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1월의 95.6에서 96으로 올라 지난해 9월이후 7개월만에 상승추세로 반전됐다.
경기지표가 이처럼 일제히 상승세를 보인것은 노사분규가 크게 가라앉으면서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5.5%늘어났고 국내기계 수주가 50.4%느는등 설비투자회복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산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제조업가동률도 83.0%로 급속히 상승,지난 88년 2월이후 2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용출하는 3.6%,수출신용장내도액은 0.9%씩 각각 감소하는등 수출이 아직도 뚜렷한 회복기미가 없어 빠른시일내 불황 국면을 탈출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설비투자 늘어 침체늪 탈출기대/수출부진 여전…본격회복 미지수(해설)
2월중 주요경기지표가 일제히 기지개를 펴면서 오랜 불황을 벗기 시작한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게하고 있다.
이러한 희망섞인 관측은 최근 산은·상의등이 조사한 기업실사지수(BSI)에서도 잘 나타나 하나같이 2·4분기 경기가 1·4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실감경기라 할 수 있는 BSI(기업실사지수)동향은 정부의 공식통계기관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민간기관 것과 거의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표상 호조를 자세히 뜯어보면 이를 본격적인 불황탈출 신호로 여기기엔 문제가 적지않다.
우선 산업생산증가는 ▲지난해 2월이던 설날 연휴가 올해는 1월에 지나버려 조업일수(21·3일→23·8일)가 늘었고 ▲노사분규가 격감,조업및 출하차질이 대폭 줄어든 것이 큰 요인.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3차례에 걸친 투자촉진책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설비투자증대를 과대포장한 측면이 있기 때문.
반면 수출부진은 여전한 상태여서 현단계의 지표상 경기회복이 「가속도」를 얻을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인 실정이다.
또 본격회복이 확실하다하더라도 지난 70년대이후 최장기인 24개월간의 경기후퇴를 겪은 근본원인이 원화절상·인건비상승등 성장 잠재력 마모에 있었으며 이를 타개할 생산성향상·기술개발은 단기간내에 해결 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닌게 현실.
아울러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노사분규도 최근 부동산투기·물가불안이 불똥을 튀길 경우 언제라도 다시 불붙을 소지가 잠복중이다.
결국 수출과 투자촉진이라는 2개의 목발을 딛고 겨우 서기 시작한 경제가 정부의 부추김없이도 힘차게 걸을 수 있을지는 아직 점치기 어려운 단계로 여겨진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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