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과정1∼3개월수작업/예금주―은행―징수기관/납입기한경과 일쑤/수입증대노려 은행선 처리기간 설명회피전화 전기료등 공과금을 예금통장에서 자동납부해주는 각은행의 자동이체지급제도가 허술해 신청자들이 연체료를 무는 엉뚱한 피해가 8년째 계속되고있다. 자동납부 신청절차가 신속하게 온라인으로 처리되지않아 1∼3개월까지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납기를 놓친 신청자들이 억울하게 다음달에 연체료를 무는 것이다.
지난82년 전화요금부터 시행된 자동납부제는 현재전국의 이용자가 2백만명에 이르며 지난2월 한달에만도 20여만명이 신규신청을 하는등 이용자가 급증해 피해자도 늘어나고 있다.
자동납부제도는 29개 시중은행지점이 예금주들의 신청서를 접수, 본점으로 보내고 각은행본점은 63개징수기관별로 신청서를 분류, 금융결제원에 보내며 금융결제원은 이를 다시 징수기관별로 보내는데 이과정이 전산화되지않고 모두 인편이나 우편등 수작업으로 이루어져 그 사이에 납기가 지나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지방이용자는 처리과정이 더 오래 걸리는데다 분실되는 사례까지 종종 생겨 피해가 크다.
지난해 12월 전화료 자동납부신청을 했던 박모씨(27ㆍ회사원ㆍ서울노원구중계동) 는 지방출장을 다녀온뒤 한달만 더 전화료를 연체하면 전화를 끊겠다는 통지서가 와 있어 확인한 결과 신청이 늦어진 것으로 밝혀졌는데 5%의 연체료를 떼이고 말았다.
주부 이모씨(53ㆍ서울동작구상도동) 도 지난1월 전기료 자동납부를 신청했으나 한달뒤 연체료 통보를 받아 해약해야 하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동납부제도가 적용되는것은 공과금외에 아파트관리비 월부금 대출이자 신용카드이용대금등이 있으며 이중 카드이용대금은 연체료가 19%나 돼 피해액이 크다.
이처럼 처리과정이 늦자 각은행과 징수기관에는 피해자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K은행 고객업무부의 박모씨(28)는 『월말이 되면 자동납부신청을 하고도 연체료를 문 고객들의 항의전화가 하루평균 10여통이 넘는다』며 『다른 은행도 비슷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각은행이 수수료수입증대와 고정계좌유치를 위해 자동납부제 이용자실적을 높이려고 강조기간까지 지정,장려하기때문에 담당직원들은 제도의 장점만 홍보하고 처리기간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고있다.
J은행 천호동지점 행원 지모양(24)은 『신청처리기간이 오래 걸리는 줄은 알지만 이용을 거부할까봐 정확한 설명을 피하는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은행전산망과 전기통신공사등 징수기관의 전산망을 연결하는것은 큰 비용과 인력이 들지않는다』며 『실적증대만 노리고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 은행, 금융결제원의 안이한 자세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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