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ㆍ일3각 군사협력체제가 점차 똬리를 틀어가고 있다.제5공화국 이후 한국군 고위관계자들의 비공식 방일등을 통해 암중모색돼온 한일간의 안보협력 체제는 한국해군이 지난 가을 실시된 태평양기동훈련(PACEX)에 이어 내달의 환태평양훈련(RIMPAC)에도 참가하게 됨으로써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한일간의 이같은 군사협력관계는 앞으로 주한미군을 비롯한 아시아 주둔 미군의 감군과 더불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상원외교위 군축소위의 연구팀장을 지낸바 있는 앨릭스ㆍ그릭스먼이 본부와의 회견(28일자 4면보도)을 통해 한ㆍ미ㆍ일 3각 군사동맹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은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민간 군사전문가인 그릭스먼의 발언은 3국간의 군사협력 강화를 바라는 미행정부의 강력한 「희망사항」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레이건대통령의 스타워즈계획에 자문을 했고 현재는 나토연구원으로 있는 그릭스먼은 한ㆍ미ㆍ일 3각 군사동맹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러한 동맹체제가 「반드시」필요하다』고 당위성을 역설했다.
미국이 그동안 한일 양국에 대한 방위비분담 압력을 가중시키면서 미국을 축으로 두나라의 안보협력강화를 꾀해온 사실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한미8군사령부와 주일미군 사령부를 통합,미태평양사령부 산하에 단일 사령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이 비록 부분적이긴 하나 주한ㆍ주일미군의 감축을 서두르면서 한일 두나라간의 군사협력체제 수립을 은연중 부추기는 것은 그들의 방위비「나누기」정책이 바야흐로 방위비 「떠넘기기」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한ㆍ미ㆍ일간의 3각군사동맹에 허겁지겁 끼어 들기전에 일본에 대한 국민감정과 방위개념의 재정립,그리고 통일정책과의 함수관계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대일감정은 「봄눈」처럼 사라진 것이 아니며,국토방위를 위한 노력분담은 좋으나 남을 위해 노력 봉사를 할 처지도 아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군사동맹체제가 민족통일에 새로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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