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3.7%에 그쳐/실질 수출 감소… 74년이래 처음/1인당 GNP 4천9백68달러지난해 우리경제는 원절상과 노사분규로 인해 성장의 주력인 상품 수출이 88년보다 오히려 감소하는 바람에 내수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6.7%의 실질성장에 그쳐 81년의 5.9%성장이래 8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1인당GNP(국민총생산)도 4천9백68달러로 5천달러의 벽을 돌파하지 못했다.
27일 한국은행이 잠정 발표한 「89년 국민계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 GNP 규모는 1백41조6백63억원(2천1백1억달러)으로 집계돼 이를 85년 기준 불변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1백19조5천3백48억원으로 전년보다 6.7% 실질성장 하는데 그쳤다.
부문별 성장률을 보면 제조업이 3.7% 성장 하는데 그친 반면 건설업,전기가스ㆍ수도사업,기타 서비스업등이 각각 15.4%,10.1%,8.3%씩 성장함으로써 비제조업에 의해 6.7%의 성장이 주도 된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둔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수출은 85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46조 2천8백28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4%가 줄어들었다. 이같은 감소는 74년 이래 처음이다.
1인당 GNP는 전년의 4천1백27달러보다 8백41달러가 높아진 4천9백68달러 였으나 원화 기준으로는 전년의 3백1만5천원보다 32만1천원이 늘어난 3백33만6천원으로 원절상 덕분에 달러표시 1인당 GNP가 더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성장 감속에도 불구하고 민간 소비 지출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9.8%가 늘어나 총 저축률이 전년의38.1%에서 36.3%로 1.8%포인트가 크게 낮아져 늘어나던 저축률이 감소로 반전했다.
그러나 제조업 설비투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2.3%를 기록,경제의 회복가능성을 시사했다.
◎3저시대 안일한 대응 탈피 못해/구조 조정기 겹쳐 지표 더욱 악화(해설)
지난해 경제 지표를 86∼88년간의 대 호황기와 비교하면 우선 경제 성장률이 당시의 12,13%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므로 큰일이라고 느끼지 않을수 없다. 특히 제조업 성장률 3.7%는 몸집이 자랄대로 자란 선진제국의 일상적 성장수치여서 쑥쑥 커가야 하는 우리같은 성장기의 경제로서는 조로(공동화)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성장률 6.7%도 건설 기타 서비스업등 비제조업에 의해 지탱된 것이어서 그러한 우려를 부채질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을 다소 돌려 보면 지난해의 이같은 성장결과는 86∼88년간 저임금 저유가 저금리등 3저라는 외생적 호조건속에서 기술개발등 내부적 변신 노력은 없이 좋은 세월을 그저 누리기만 하며 고성장에 안주해온 우리경제가 지난해부터 고임금 원고 고금리등 3각파수가 본격적으로 불어닥침에 따라 겪을 수 밖에 없었던 당연한 귀결인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나마 낮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설비투자가 전년의 13.0%와 비슷한 수준인 12.3%나 늘어났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설비투자의 내용은 생산 자동화와 사무 자동화가 주축을 이룬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업들이 주로 고임금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종류의 설비투자는 생산 확대보다는 기존의 생산능력 범위내에서의 인력대체를 목표로 한것이기 때문에 설비투자의 증대가 곧바로 생산증가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기술개발이나 업종 전환도 즉시 생산확대로는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차가 날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우리경제가 본격적인 구조조정기에 놓여 있었으며 조정의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다소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표가 더욱 악화됐다고 밝히고 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보면 6.2,7.5,5.9,7.3으로 차차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고 (제조업성장률은 1.8,5.7,2.4,4.7)설비투자도 마찬가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의 경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단기적 경기부양이 아니라 기업자생력의 측면지원 등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해의 1인당 GNP 증가액 8백41달러 중에서 2백77달러는 성장 요인에 의해서,1백99달러는 물가요인에 의해서,4백14달러는 원절상에 의해서 각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인구 증가에 의해서는 49달러가 줄어들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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