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만 의존하는 민생치안에 한계가 있음이 인식되면서,시민들의 자구의식이 강화되고 있음은 주목할 일이다. 흉악범이 좀체 소멸되지 않고 강력사건이 빈발하는 마당에 어쩔 수 없는 대응이라 할 만하다. 당하고 원망하느니 자기 방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택시기사가 택시강도를 위험을 무릅쓰고 추격해 붙잡았다는 뉴스는 시민자위권의 정당한 발동이며 사라진 듯한 시민정신의 소생을 보는 것 같아 상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흉기를 들고 자녀를 인질로 협박한 강도를 가스총으로 쏜 가장도 있었다. 이 사건 처리에서 주목할 것은 검찰이 즉각 정당방위로 인정,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다. 범죄피해자의 인권이 얼마나 위협받고 있는가 하는 현실 상황을 그대로 나타내는 결정이었음을 뜻한다 할 것이다.
개각과 더불어 민생치안의 주무장관이 바뀌자 강도있는 방범대책이 잇따라 발표된다. 내무부는 방범체제를 파출소 중심으로 강화하고 인력과 장비를 집중 보강하며 기동력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범죄의 예방과 검거를 위해 시민들의 신속한 신고와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시민의 자구력 보호를 위해 정당방위의 범위를 확대하며 경찰관의 총기사용 범위도 넓힐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민생치안과 경제회복은 우리가 기를 쓰고 잡아야 할 두마리의 토기와 같다. 민생치안은 국민의 불안 농도가 높아지지만 아직도 제대로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는 딱한 실정이다. 꼬리를 무는 흉악범죄에 새로운 대책이란 하루가 지나면 녹이 슬 지경이다. 따라서 범죄대응을 위한 새로운 파출소 중심체제가 얼마나 맥을 쓰고 효력을 나타낼지는 정말 두고 볼 일이다.
이런 치안총력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미약하면 미약한대로 시민들도 자위능력을 동원하고 그것을 조직화하는 방안도 개발해봄직하다. 여기서 필수적인 것은 물론 경찰의 적극적 호응과 합력이다.그전처럼 신속신고에 출동 태만이면 아무 소용이 없을 줄 안다. 방범경찰에 대해선 경비동원등 종래의 잡무를 없앤다니까 본연의 임무수행이 기대되지만, 아주 비상한 각오로 대처하지 않으면 시민의 신뢰가 더욱 떨어지리라는 경고를 깊이 새겨두어야 할 것이다.
시민의 입장에서도 범죄와의 싸움에 방관자나 피해자로 주저 앉기보다 내것은 내가 지킨다는 적극성을 발휘함이 바람직하다. 범죄의 피해자는 당사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이기도 하다는 각성이 있으면 방범대책이 저절로 강화되리라 확신한다.
민생치안 회복의 지름길은 시민 자위의식과 경찰력의 합력에 달렸다고 우리가 함께 다져두는 수밖에 없다. 용기 있는 시민정신이 경찰의 분발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시민과 경찰의 상호보완적 역할을 기대해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