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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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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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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와 과부와 고아 그리고 자식없는 노인을 가리켜 동양서는 「환과고독」이라고 일러왔다. 이들을 돌보는 것은 나라의 책임이었다. 「예기」에는 『이들에게는 모두 나라에서 상례로 주는 곡식공급이 있다』고 돼있다. 공자도 환과고독이 모두 부양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늙은이는 편안하게 생을 마치고,어린이는 자랄 곳이 있어야 한다』는 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3국시대이래 나라에서 환과고독을 보살핀 기록이 보인다. 〈삼국사기〉에는 모두 14건의 기록이 남아있다. 물론 실제로는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이들 의지할 곳없는 환과고독이 문제되는 것은 평화가 깨어져 전란이 휩쓸때다. 힘있고,돈있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비참한 상황에서 이들은 길을 헤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비극을 우리는 불과 40년전에 겪어야 했다. 전국토가 잿더미로 변한 6ㆍ25전쟁때 거리에는 오갈 데 없는 「환과고독」들이 넘쳤다. 그중에서도 버림받은 어린이들은 헐벗은 채 거리를 떠돌아 다녀야 했다. 「유니세프」라는 이름을 우리는 이 전란의 비극속에서 알게 됐었다. 유엔 국제어린이구호기금을 뜻하는 유니세프는 2차대전 직후에 조직된 기관이다. ◆유니세프는 40년전 폐허가 된 이땅에 분유통과 담요를 들고 나섰다. 헐벗은 아이들을 위해 담요 30만장을 나눠주고,51년부터 7년동안 1억6천2백만파운드의 분유를 풀었다. 이때부터 시작해서 유니세프는 지금까지 약1백40억원의 원조를 한국 어린이들에게 베풀었다. 그러나 유니세프는 한국이 이제는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보고있다. ◆경제성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굶주리는 아이들이 적지않다. 소위 「결식 아동」이나 「소년ㆍ소녀가장」의 문제다. 도시 빈민층의 아이들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서도 이제는 유니세프 운동의 「독립」이 필요하다. 한국유니세프 창립 40주년에 국민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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