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퇴 종용에 시간달라 요청/유세나갈 입장 안돼서 참석 안했다”/회견중 지지자들이 강제로 기자 밀어내 아수라장○측근들과 구수회의
정호용씨는 25일 하오 1시30분께 서울로부터 대구 서구 평리동 선거사무실에 도착,조직 측근들과 10분간 구수회의를 가졌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노대통령과의 청와대회동 사실및 심경을 털어놓았지만 사퇴결심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10여분만에 기자회견을 끝냈다.
정씨는 기자들에게 『26일 아침 다시만나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더 이상의 질문에 응하지 않았는데 이때 지지자 40여명이 정씨를 에워싸고 보도진들을 사무실 밖으로 강제로 내보내는 바람에 한때 혼란이 일기도 했다. 다음은 정씨와의 일문일답.
○시종 긴장된 모습.
대통령을 만났는가.
『어제밤 청와대에서 노대통령을 만났다』
부인과 함께 만났는가.
『그렇다』
무슨 얘기를 나눴는가.
『대통령으로부터 사퇴종용을 받았다』
뭐라고 대답했는가.
『시간을 달라고 했다』
오늘 유세에 나갈 것인가.
『유세장에 나갈 형편이 못된다』(이때 정씨는 시종 오른손으로는 1회용 라이터를,왼손으로는 안경을 만지작 거리는등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후보사퇴를 결심했는가.
『선거가 너무 과열됐다…. 계속할 수 있는가에 대해 회의가 많이 생긴다』(이때 정씨는 머리를 숙인 채 한동안 눈을 지그시 감았다)
사퇴를 결심한 것이냐,아니냐.
『내게 시간을 좀 달라. 내일아침에 다시 만나 얘기하도록 하자』
○테이블 유리도 깨져
이어 정씨와의 회견은 지지자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중단됐고 보도진들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테이블유리가 깨지고 의자가 부서지는등 한동안 소동.
정씨 지지자들은 기자들을 강제로 떠밀다시피 밖으로 내보냈고 이 과정에서 사진기자들의 카메라가 내동댕이 쳐지는등 아수라장이 계속.
인터뷰를 끝낸 정씨는 10여분간 조직간부들과 구수회의를 가진뒤 곧바로 대구 1가 2111호 로얄살롱 승용차에 올라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채 사무실을 떠났다.【대구=정진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