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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공개적 협상 가능할 것”/방소 박철언 정무장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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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공개적 협상 가능할 것”/방소 박철언 정무장관 인터뷰

입력
1990.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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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과민반응 때문에 접촉계획 상당 차질/김 위원과 갈등 전혀없어… 잘 모시려고 노력”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함께 정부대표 자격으로 소련을 방문중인 박철언정무제1장관은 25일 숙소인 모스크바의 옥차브스카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 차원의 수교협상에 대해 그 진행과정을 밝혔다.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박장관의 첫번째 방소 이후의 상황과 이번 방소의 소감은.

『88년8월 개척자의 심정으로 보좌관 1명만 대동하고 왔었다. 막후접촉을 통해 외무부를 방문,당시 고르바초프서기장에게 노태우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었다.

말하자면 한­소간 공식접촉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그때 당과 정부의 중요인사 30여명을 만나 한국의 소련에 대한 시각,미 일및 남북관계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이를 계기로 88년 9월10일 고르바초프서기장은 크라스노야르스크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했었다. 당시 해결이 안된 것은 무역사무소를 개설하되 영사관계를 정식으로 맺자는 우리 주장을 소련측이 곤란하다고 반대한 점이다. 논쟁을 벌이다가 합의없이 귀국했었다. 결과적으로 무역사무소의 변태적 형태인 영사처(Consulate Department)를 설치해 현재에 이른 것이다. 현 상태는 사실상 영사업무를 하면서 국기게양은 하지 못하고 통신도 이용못하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실질적인 진전은 없으나 다만 친선무드가 호전된 것은 사실이다. 소련측에 몇가지 제의를 해놓고 있어 27일까지 소련측의 답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소련측에 비공식적으로 제의한 것은.

『첫째 당장 수교를 하자는 것이며 둘째 수교가 어렵다면 쌍방의 각료급 인사를 대표로 하고 경제외교관계 실무자로 구성된 대표단이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협상을 시작하자는 제의였다. 셋째는 한소경제협력위원회를 구성,모든 경제협력방안등을 다루자는 것이었는데 아직까지 이에 대한 소련측 답변은 없다』

­우리정부의 한소수교에 대한 입장과 현재의 상황은.

『당초의 구상은 4월말이나 5월초에 본격 협상을 시작해 9월초순께 상설대표부를 발족하고 연말이나 내년초에 수교를 한다는 것이 우리정부의 목표였다. 그러나 소측이 여러가지 정치변화등 내부사정으로 인해 당초 구상이 차질을 빚고있다』

­협상 전망은.

『우리 국민들이 보기에는 막후협상이 다 끝난 것 처럼 보일지 모르나 사실은 이와 좀 다르다. 소련은 지난번 막후협상때 보다 더 여유있는 입장을 보이면서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전망은 낙관도 비관도 할수 없다. 우리가 모스크바를 떠날때까지 소련측이 답신을 주겠다고 하므로 그 답을 받아보아야만 전망을 할수 있겠다. 다만 협상을 공개적으로 할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인상은 받고있다』

­소측의 어떤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가.

『지난 22일 소 공산당 중앙위청사를 방문해 고위관계자에게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그 자리에서 양국대표 3명씩 모여 3시간동안 본격 협상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소측의 브루텐스국제부부부장과 또다른 고위관계자가 참석했고 이것이 양국정부간의 첫번째 공식논의였다』

­북한 사람들과 접촉을 했는가.

『민족문제는 서로가 공개할 수 없고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 불가피하게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노력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가시적인 결과는 없다.

모스크바로 오기 전 북측의 고위인사와 만날 것이라는 예상보도가 크게 나가고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회동이 크게 보도되면서 북측의 입장이 매우 어려워진 것 같다. 북한대사관은 우리측에게 「우리가(북한) 소련외무성의 문을 거칠게 두드리고 있고 우리의 전화벨은 매우 요란스럽게 울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북측이 대단히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오고있음을 이해해 달라. 그러나 계속 노력하고 있다』

­김최고위원과 업무상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데.

『그런것은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잘 모시고 입장을 살려드리고자 하는 것이 나의 기본 생각이다. 김최고위원은 무드 조성을 위한 친선행사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있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 또한 큰 의미가 있다. 나로서는 실무적으로 챙겨가는 과정이므로 서로의 시각이 다르다. 언론보도처럼 논쟁을 했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없다』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회담 성격은.

『김최고위원이 직접 체험한 것이기 때문에 나로서도 정확히 말할 수 없다』

­앞으로도 정당차원의 외교가 계속돼야 한다고 보는가.

『정치인들의 외교는 초기단계에서는 있을 수 있으나 미수교국과의 협상에 있어 확립된 원칙이나 관행은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다고 본다』

­고르바초프에게 친서가 직접 전달되지 못했는데.

『김최고위원도 내가 친서를 휴대했던 것을 알고 있었으며 친서내용에 대해서도 김최고위원과 노대통령간에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고르바초프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와 협의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모스크바=조명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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