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때 소 영공 통과 협의가 계기/“서울 들어가고 싶다”소 더 적극/구주노선 4시간 단축ㆍ연료 2만불 절감한소직항로 개설합의에 따라 대한항공기가 오는 31일 첫 취항,한국항공사에 새 장이 열리게됐다.
27일 모스크바에 기술착륙을 한뒤 대한항공기가 공식취항 함으로써 급변하는 양국관계를 실감할 수 있게 됐다.
지난83년 9월 소련의 미사일에 KAL 보잉747기가 격추돼 승객ㆍ승무원 2백69명이 목숨을 잃었을때 전세계가 통분했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시대의 「대반전극」이 아닐 수 없다.
대한항공과 소련국영 아에로플로트항공사는 지난 2월12∼1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항공회담에서 한소간 정기항공노선 개설에 합의하는 상무협정을 체결,역사적인 개방의 문을 열었다. 이 협정에 따라 한국은 서울모스크바구주를 잇는 1개노선과 서울모스크바간 1개 노선 등 주2편을 소련은 모스크바상해서울과 하바로프스크서울싱가포르를 잇는 주 2편을 각각 취항시킨다.
대한항공은 주 2편중 1편은 한중항공협정이 맺어지면 취항시킬 예정이다.
한소정기항공 노선개발은 지난88년부터 양국항공사간에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회담과 막후협상의 실무총책을 맡았던 대한항공의 고충삼전무는 서울올림픽이 양국간에 대화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하면서 배경을 털어놓았다.
88년 7월 대한항공의 조중건사장과 고전무는 모스크바에서 소련 아에로플로트의 카첸코부 사장을 만났을때 KAL구주편이 시베리아항로를 이용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당시 소련은 올림픽에 큰 관심을 갖고 있을때여서 올림픽기간중 전세기운항에 따른 기술협조를 요청하면서 『앞으로 협조를 하자』는 말로 우호적 입장을 보였다.
조사장은 그때 한국테니스협회장 자격으로 소련을 방문했고 면담도 체육부회의실에서 했다. 당시 사마란치 IOC위원장,박세직 서울올림픽 조직위원장,김운룡 IOC위원이 소련체육부를 경유해 소련항공사에 「영공통과」를 희망하는 서한을 보냈다.
88년 11월 조사장과 고전무가 다시 모스크바에서 리카초프부사장을 만났고 12월엔 아에로플로트의 사모로코프사장을 만났다.
12월 회의에서 KAL측은 경제적여건 등으로 모스크바 취항얘기는 꺼내지 않고 소영공통과를 원했다. 그러나 소련측은 『우리도 서울에 들어 가고 싶다』며 뜻밖에 적극적인 의사를 내보이기 시작 했다고 고전무는 밝혔다.
89년 들어서는 구체적 접촉이 없다가 7월들어 고충삼전무가 한소 경제사절단과 동행,「막후탐색」차 소련에 가던중 KAL기의 트리폴리사고를 접하고 돌아오는 바람에 접촉을 못했다.
그뒤 수차 전문이 오가다가 11월20∼22일 서울 KAL회의실에서 양국항공사 회담이 열렸다. 소련측에선 리카초프부사장 등 5명이 참석했다. 이 회담에서 소련측은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제의를 해왔고 이 회담내용을 바탕으로 지난2월 합의에 이르렀다.
시베리아항로 운항으로 대한항공은 서울구주간 운행시간을 3시간30분∼4시간 단축하고 편당 2만달러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게됐다. 또 운항시간이 줄어 승무원휴식 및 정비시간에 여유가 생기고 대체기를 투입할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등 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게됐다.
한국과 소련은 이제 영사관계개설에 이어 항공교류의 실현으로 본격적인 동반자적 교류시대로 들어섰다. 항공협력과 교류는 앞으로 인적ㆍ물적교류의 폭을 크게 증가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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